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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 중 하루 귀가’ 故 윤한덕 센터장 아들 “아버지, 미안해 할 필요 없어요”

입력 : 2019-02-10 21:03:42 수정 : 2024-01-07 2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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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영결식서 추모사 "이제 아버지를 진심으로 이해한다"

 

10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영결식에서 고인의 장남인 형찬군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인 지난 4일 근무 중 돌연 숨진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영결식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엄수됐다.

 

윤 센터장의 장남 형찬군은 이날 유가족 대표로 담담하게 추모사를 낭독하며 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윤군은 눈물 대신 감사 인사부터 전했다.

 

그는 “이번 일을 겪으며 아버지가 이루고자 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도록 함께 도와주신 분들을 알게 됐고, 아버지 주위에 좋은 분들이 많은 것 같아 행복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직하고 정도를 걷는 아버지 모습을 보고 자란 우리 가족은 하시는 일을 제대로 알지 못했지만 늘 옳은 일이라 여기며 지지했다”며 “성장하며 함께한 시간은 적지만 저와 동생은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생전 1주일에 하루를 빼고는 의료원 내 4평 남짓한 집무실의 낡은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자가며 우리나라 응급 의료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윤군은 또 “가끔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아버지가 한 말은 ‘넌 크면서 느끼는 생각이 나랑 똑같아, 닮았어’였는데, 저는 아버지와 가장 닮은 사람이기에 아버지가 가족에게 늘 미안한 마음 가진 것을 알고 있지만 이제 난 아버지를 진심으로 이해한다”며 “미안해 할 필요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민에 늘 경청하고 우리 세대의 고민을 나눌 수 있었던 최고의 아버지였다”며 “모형 비행기를 만들고 했던 날들이 그리워질 것”이라고도 했다.

 

윤군은 끝으로 ”이번 부친상을 위로해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하다”며 “응급 환자가 제때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평생의 꿈이 아버지로 인해 좀 더 이뤄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2017년부터 재난·응급의료상황실장을 맡아 윤 센터장과 일해 온 윤순영 실장도 이날 “당신의 소중한 가족이 가졌어야 할 귀한 시간을 저희가 빼앗아 그동안 정말 감사했고 죄송했다”며 “‘병원에서 실수하면 몇명의 환자가 죽지만 우리가 실수하면 몇백명, 몇천명의 국민이 죽을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하셨던 말씀을 마음속 깊이 새기고 센터장님의 뜻을 받들어 항상 국민 편에서 일하는 우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정호 온라인 뉴스 기자 Ace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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