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몰카 논란’에 “불법촬영·배포 처벌 강화해야” 목소리

가수 겸 방송인 정준영의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몰카’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그간 몰카 촬영·유포 범죄에 대한 처벌이 피해자가 겪는 고통에 비해 법원 선고 형량이 가볍단 지적이 꾸준히 있어 왔다.

12일 여성정책연구원 ‘온라인 성폭력 피해실태 및 피해자 보호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서울 지역 5개 법원(서울중앙지법, 서울동부지법, 서울남부지법, 서울서부지법, 서울서부지법)이 진행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14조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 대한 1심 판결문 360건을 분석한 결과 징역이 선고된 비율은 11.1%(41건)에 불과했다.

가장 많은 건 절반 이상을 차지한 벌금으로 총 54.1%(200건)였다. 이외 집행유예 27.8%(103건), 선고유예 6.0%(22건), 무죄 1.1%(4건) 등이었다.

그나마 징역형이 선고된 경우에서도 대부분은 형량이 6개월에서 1년 사이였다. 징역 1년 이하인 경우가 80.5%(33건)에 이르렀다.

2017년 기준 서울 지역 5개 법원이 진행한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14조 카메라등이용촬영죄에 대한 1심 선고 내용 분류.  여성정책연구원 제공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2017년 판결 중 동종범죄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에도 벌금 500만원이 선고되거나 피해자 54명의 치마 속 신체를 촬영해 피해자가 다수임에도 벌금 300만원이 선고된 사례가 있었다”며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중에서 사진이나 영상이 유포된 경우 피해자의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법정 최고형 수준의 양형이 선고돼야 하나 아직도 가해자에 대한 형량은 매우 낮다. 법원이 법정형을 고려한 선고형을 내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한국여성변호사회는 가수 정준영의 ‘몰카’ 의혹 관련해 엄벌을 촉구하기도 했다. 여변은 논평을 내고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재력가에게 적극 성매매를 알선하거나 여성과의 성관계 동영상을 공유하면서 여성을 철저히 물건처럼 취급하며 희화화했다”며 “관련 연예인들과 재유포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혐의가 밝혀질 경우 엄벌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몰카 촬영·유포 행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법률 개정안이 통과된 바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촬영물을 배포하는 경우에도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다.

김승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