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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전성시대’ 여행지로서 대한민국은 낙제점일까?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19-03-24 05:00:00 수정 : 2019-03-22 16: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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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 연례행사처럼 해외여행 떠나 / 해외여행 외부에서 한국사회 바라볼 수 있는 기회…외국 여행시 그 나라 사회·문화적 특성 우리와 직간접적으로 비교하기 때문 / 韓 세계적 여행지로서 매력도 느끼지만 아쉬운 부분 발견하기도 / 여행지로서 대한민국이 지니고 있는 경쟁력 키우고 약점 보완해야

바야흐로 해외여행 전성시대입니다.

 

최근 많은 현대인들이 연례행사처럼 해외로 여행을 떠나곤 하는데요. 해외여행은 외부에서 한국사회를 바라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외국에 나가게 되면 그 나라와 도시의 사회, 문화적 특성을 우리와 직간접적으로 비교해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여행지로서 충분한 매력이 있다는 것을 느끼거나, 아쉬운 부분이 무엇인지 발견하기도 합니다.

 

해외여행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만의 현상이 아닌, 지금 여행지로서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 보입니다.

해외여행자 3명 중 2명은 “우리나라도 여행지로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해외여행지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는 ‘통신서비스’ ‘대중교통’을 꼽았는데요.

 

10명 중 7명은 “현지인들이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행지로서 대한민국의 매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가 여행지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실제 세계적인 여행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상당히 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와 비교하게 되는 상황이 많을 수 밖에 없는데, 해외여행 경험자 63.5%가 우리나라가 여행지로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경쟁력이 충분하다 17.1%,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다 46.4%)고 응답한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나라만이 가진 장점과 매력이 세계적인 여행지에 비해서도 손색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10명 중 8명(82.6%)은 우리나라도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세계적인 여행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여행지로서 우리나라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는 통신서비스(44.8%·중복응답)와 대중교통 인프라(34.8%)를 주로 많이 꼽았습니다.

 

보통 해외여행에서 겪는 불편함으로 의사소통과 함께 통신 및 교통서비스를 꼽는 여행자가 많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비교적 잘 구축되어 있는 우리나라 통신과 교통서비스는 외국인에게 상당한 매력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편의점과 같은 ‘편리한 시설’(30.3%), 4계절의 아름다움(29.2%), K-POP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29.1%), 맛있는 음식(27.8%)도 우리나라의 경쟁력으로 꼽혔습니다.

 

◆韓 세계적 여행지 되려면 ‘바가지 요금’부터 개선해야

 

반면 세계적인 여행지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하거나,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는 바가지 요금(71.2%·중복응답)을 꼽는 이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만큼 외국인을 대상으로 비싸게 요금을 받는 일이 여전히 비일비재하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문화시설과 관광명소를 깨끗하게 보존하고(52.3%), 우리 문화와 역사를 스스로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44.8%)는 목소리도 많이 나왔는데요. 그 다음으로는 특색 있는 볼거리를 마련하고(39.4%), 타인에 대한 배려와 친절이 필요하며(38%), 안내표지판을 잘 구축해야 한다(27.4%)는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해외여행에서 종종 만나게 되는 현지인들은 우리나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을까요.

 

10명 중 7명(70.7%)은 현지인들이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응답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어디에 위치한 나라인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을 만큼 존재감이 없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젠 국제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우리 위상에 걸맞게 한국사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외국인들이 많아진 것으로 보여집니다.

 

해외여행자 65.2%는 현지인과 직접 대화를 나눈 경험도 가지고 있었는데, 가장 많이 다룬 대화 소재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K-POP’(29.9%·중복응답)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음식(25%)과 영화·드라마(21.4%)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눈 것으로 나타나, 음식과 문화콘텐츠가 한류 열풍 선봉장이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서 한류에 대해 비중있게 다뤘는데요.

 

WSJ은 "한류 스타 방탄소년단(BTS)의 경우 연간 35억달러(한화 약 4조원)의 국가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며 "K팝을 통해 한국의 글로벌 이미지 향상과 관광객 유치 등 큰 역할을 해왔다"고 전했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남북관계(17%)와 스포츠 선수(12.7%), 국내 유명 도시(12.2%)를 주제로 대화를 나눈 경험이 뒤를 이었는데요. 결국 외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사회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잘 활용하면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관광지로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LA타임스 “서울엔 10가지 먹을거리가 있다”

 

"골목골목 돌아다녔건만 체중이 4파운드(1.82㎏)나 불었네요."

 

미 일간 LA타임스가 최근 주말 여행특집으로 '초심자를 위한 서울 관광'을 실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6일(현지시간) LA타임스에 따르면, 인터넷판에는 먼저 '서울에서 알아볼 10가지 먹을거리'가 영상으로 노출됐습니다.

 

삼청동 고깃집 불판에서 두툼한 오겹살을 큼지막한 가위로 뭉텅뭉텅 잘라내는 장면부터 입맛을 돋우고 있는데요.

 

광장시장 빈대떡이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철판 위로 미끄러질 때 한국 성인들이 한 달 평균 20.8회나 외식한다는 통계를 곁들였습니다.

 

이어 노량진 수산시장에 대해 조명했습니다. 아래층에서 골라 위층에서 바로 먹는 구조라는 설명이 따라붙는데요. 산낙지를 시식하는 기자의 눈동자가 커지면서 입꼬리가 살짝 올라갑니다.

 

그 다음은 명동 거리 음식이었습니다. 각양각색 푸드트럭에서 계란빵, 회오리감자 등이 쏟아져 나왔는데요.

 

LA국제공항(LAX)에서 13시간을 날아오면 인구 2600만의 서울 메트로폴리탄이 펼쳐진다고 이 신문은 소개했습니다. LA와 주변 도시를 아우르는 '그레이트 LA' 인구(1300만)의 2배 규모입니다.

 

LA타임스에 소개된 노량진 수산시장. 영상 갈무리

K팝을 뒤로하고, 고궁부터 가볼 것을 권한 점도 주목을 받았는데요.

 

경복궁에 들어서기에 앞서 오전 10시와 오후 2시 광화문 수문장 교대행사에 20분 투자해보라는 팁을 줬습니다. 한국에는 지켜야 할 왕족이 없어 수염을 기른 병사들은 '연기자'이지만 60㎞ 북쪽 DMZ에는 더 바쁜 진짜 군인들이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고개를 돌려 북촌 한옥마을 오르막길을 속삭이며 올라갈 땐 이따금씩 뒤돌아 100년 묵은 고택(古宅) 지붕을 쳐다보라고 LA타임스는 권했습니다. 앞쪽엔 고풍스러운 기와지붕이, 뒤로는 첨단 스카이라인이 교차하는 장면을 눈에 담으라는 것입니다.

 

이태원·인사동이야 정형화한 코스이만,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로 발길을 유도한 대목은 신선하다는 평가입니다.

 

이라크 출신 세계적인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건물인데, 한쪽은 디자인 뮤지엄이고 다른 한쪽은 디자인을 지향하는 듯해 보이지만 상점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동남아시아 ‘K관광’ 인기몰이…5년간 인지도·선호도 꾸준히 증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관광(K관광)’이 인기몰이를 하면서 인지도와 선호도가 5년간 꾸준히 높아져 60%에 근접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이런 내용의 '2018 한국관광 브랜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효과 조사' 결과를 지난 19일 발표했습니다.

 

문체부와 공사가 전문 조사업체인 닐슨코리아에 의뢰해 세계 20개국 15∼59세 남녀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작년 12월21일부터 올해 1월14일까지 온라인 설문한 결과, K관광 인지도는 57.9%로 전년의 56.5%보다 1.4%포인트 높아졌습니다.

 

이는 애초 목표인 57.3%를 넘어선 것인데요.

 

선호도 역시 전년 58.3%에서 1.2%포인트 높아진 59.5%를 기록했습니다. 2017년 조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영향으로 3.3%포인트나 높아진 이후 지난해 추가로 1.4%포인트 개선됐습니다.

 

한국관광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는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모두 상위에 랭크했는데요.

 

대만의 경우 인지도와 선호도가 1년 전보다 각각 14.2%포인트, 3.8%포인트 높아졌습니다. 터키의 경우 인지도가 23.5%포인트, 선호도는 14.1%포인트 껑충 뛰었습니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도 K관광 성장세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는데요.

 

이번 설문에서 비무장지대(DMZ)를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46.6%에 달했습니다. 국가별로 중국이 65.7%로 가장 높았고 △태국(65.4%) △필리핀(59.4%) △인도(59.2%) △미국(57.6%) 등 순이었습니다.

 

응답자들은 한국을 관광 목적지로 떠올릴 때 생각나는 지역으로 서울(61.4%)을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부산(34.3%)을 지목했습니다. 제주, 강원, 경남, 전남 등 지방을 답한 응답 비율도 높아졌습니다.

 

◆유커 빈자리, 동남아·중동 관광객들이 메우곤 있지만 씀씀이 저조

 

최근 우리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등으로 인해 줄어든 중국인 관광객을 동남아와 중동 관광객으로 메우고 있지만, 관광시장의 질적인 측면에선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우리의 관광시장 다변화 정책이 외국인 관광시장 규모를 확대하는 실적으로 이어졌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씀씀이가 크지 않아 정작 현장에선 아직 관광시장 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관광시장 회복을 운운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있는데요.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경비는 평균 1482달러(약 208만원)이었습니다.

 

중국, 싱가포르 등의 관광객이 평균 1700~2232달러를 쓰는데 비해 최근 한국 방문이 증가한 태국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관광객들의 평균 지출경비는 11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해 전체 방한 외래 관광시장 비중이 늘어난 일본인 관광객의 씀씀이는 평균 757달러로, 전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의 지속적인 관광진흥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침체된 한국 관광산업을 되살리려면 통합적인 관광정책 수립을 위한 관광청 신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는 모습입니다.

 

앞서 한국경제연구원도 체계적인 관광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관광청(차관급)을 신설해야 한다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최근 한·일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임에도 우리나라를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법무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국내에 입국한 일본인이 77만3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2.9%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인 입국자는 126만6000명으로 28.5% 늘었고, 대만인 입국자는 15.0% 증가한 27만1000명이었습니다. 외국인 입국 목적은 관광이 대부분(81.7%)을 차지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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