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매각 작업 완료를 목표로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간 아시아나항공이 무급휴직에 이어 희망퇴직 카드를 꺼냈다.
2일 아시아나항공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인사팀은 최근 사내 인트라넷(intranet, 조직 내 네트워크 통신망)에 ‘희망퇴직 신청접수’ 공지를 올렸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2003년 12월 31일 이전 입사자다. 국내에서 근무하는 일반직, 영업직, 공항서비스 직군 가운데 근속 15년 이상자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중순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퇴직 일자는 내달 30일이다.
희망퇴직자는 퇴직 위로금과 자녀 학자금을 2년간 지원하는 혜택을 줄 예정이다. 퇴직 위로금은 기본급과 교통보조비 등을 포함한 2년 치 연봉을 계산해 지급한다. 퇴직 후 4년 이내 최대 2년간 자녀 학자금을 지원해 주는 조건이다.
아시아나의 과장·차장급 중 15년 차 이상 직원의 연봉은 7000만~8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차가 있지만 1인당 1억원에서 1억 5000만원가량의 위로금이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희망퇴직자 가운데 전직이나 창업을 원하는 사람은 외부 전문 기관 컨설팅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 측은 “자구 노력에 전 직원이 동참하는 차원에서 무급휴직에 이어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라며 “운항 등 안전과 직결되는 직종은 휴직이나 퇴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9일 영업 및 공항 서비스직, 운항관리직, 항공엑스퍼트직, 국내 정비직 중 사무업무 수행자 등 전 직원에게 무급휴직을 통보했다. 단 조종사와 캐빈 승무원, 정비직은 무급휴직 대상에서 제외됐다. 항공기 운항과 안전업무에 필수적 인력은 유지하면서도 최대한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한다는 의도다. 무급휴직 기간은 최소 15일에서 최대 3년이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최대 주주인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에서 최대한 진정성을 갖고 신속히 매각을 추진해 올 12월 말까지 매매계약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경영 정상화 자구계획서를 제출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총 1조 73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방침을 발표했다. 1조6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에 직접 지원하고, 1300억원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고속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박삼구 전 회장의 요청(5000억원)보다 1조 1000억원으로 늘어난 이유는 시장에 “유동성을 걱정할 필요 없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과 동시에, 조종사와 정비사 등 핵심 인력 이탈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아시아나 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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