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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겨냥 대규모 관세폭탄 투하… '제2차 무역전쟁' 발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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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5-11 12:56:06 수정 : 2019-05-11 12:5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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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협상 핵심 쟁점 두고 접점 못찾아 결렬 / 中 “원칙 문제 합의어렵다” 항전 의지 / 세계 경제 큰 충격 안길 전망

제2차 무역전쟁이 결국 터졌다. 미국은 중국을 겨냥해 또다시 관세 폭탄을 쏘아 올렸다. 중국은 “원칙적인 문제에는 양보할 수 없다”며 항전 의지를 다졌다. 지난해 12월 1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 합의했던 휴전협정이 6개월 만에 무효가 되면서 무역전쟁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미국은 물론 중국, 세계 경제에도 큰 충격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미국이 2000억 달러 상당 중국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 인상에 착수한 가운데 워싱턴에서 열렸던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됐다. 핵심 쟁점에 대한 양 측 입장이 매우 견고해 극적 타결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후추 협상 일정도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협상 동력 마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 중 겨냥 관세 폭탄 투하 강행……. 무느신, “추가 협상계획 없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측 대표단과 류허(劉鶴) 부총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측 대표단은 10일(현지시간) 오전 10시쯤부터 워싱턴 USTR 청사에서 전날에 이어 약 1시간 30분 남짓 마지막 날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회담은 끝났고, 과거 있었던 트럼프 대통령의 류 부총리 면담도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은 곧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시에 따라 약 2000억 달러 상당 중국산 수입품에 적용하는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고율 관세 적용을 받지 않았던 나머지 중국산 수입품 약 3000억 달러(약 353조원) 상당에 대해서도 관세 인상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류 부총리는 협상이 끝난 뒤 중국 기자들을 만나 마지막 협상에 대해 건설적이었다고 하면서도 “미국과 ‘원칙 문제들’(principle issues)에 대해 견해차가 있다.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므누신 재무장관도 “협상은 건설적이었다. 그러나 미·중 간에 계획된 추가 협상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과 무역협상 중인 미국의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왼쪽)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 2월15일 체류 중이던 중국 수도 베이징의 한 호텔을 나서고 있다.

◆협상 결렬 원인은 미국의 중국 법률개정 요구……. 중, 주권침해 19세기 열강 개방 조약 연상 반대   

 

순조롭게 진행되던 양국간 무역협상이 엎어진 것은 미국의 법률개정 요구 때문으로 분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원칙적으로 합의한 모든 약속을 최종 합의문에 집어넣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가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실제로 미국은 무역전쟁 발발 원인으로 지목된 지식재산권 문제, 국가보조금 문제, 금융 부분 개방, 기술이전 강제 관행 등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로 지목된 모든 사안에 대해서 중국이 자국 법률을 새롭게 개정할 것을 요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법률을 개정하겠다는 뜻을 양국 간 무역 합의에 명문화할 것을 압박해 왔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류 부총리는 마지막 회담에서 이런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법률이 아닌 국무원 명령으로 변경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원 명령은 중국 법률 하위체계다. 그러나 미국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은 중국의 정치시스템상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중국 지도부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합의 내용을 번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단 법률로 명문화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 측의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다시 강행한 것도 중국이 처음에는 법률개정을 약속하고 이를 합의문에 넣겠다고 했지만, 다시 입장을 번복한 것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중국도 미국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중국은 미국의 요구가 주권침해라고 판단하고 있다. 무역합의를 통해 강요된 법률개정은 국가 정통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특히 2013년 ‘집권 2기’ 체제에 들어서면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중국몽’을 강조해왔다. 그런 시 주석이 미국의 통상 압박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쉽지 않다.

 

헌법개정으로 시 주석의 장기집권의 길을 마련하고, 톈안먼 민주화 시위 30년을 맞아 사회 통제를 한층 강화하고 있는 중국 지도부로서는 내부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번 미·중 무역협상이 과거 서구 열강들에 의해 강제 개방할 수밖에 없었던 굴욕적인 조약으로 비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SCMP가 지난 7일 이날 중국 측 합의안 번복의 배경에는 시 주석의 의지가 담겨 있었다고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대표단이 추가 양보를 담은 협상안을 내놓자 시 주석이 “모든 결과는 내가 책임질 것”이라며 거절한 것은 복잡한 중국 내부 사정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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