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회 칸국제영화제가 막을 올린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신작 ‘기생충’이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하다.
1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가디언 등 주요 매체들은 칸영화제에서 봐야 할 영화 중 하나로 ‘기생충’을 꼽았다. 오는 30일 국내 개봉하는 이 영화는 개막작인 짐 자무시 감독의 ‘더 데드 돈트 다이’(The Dead Don’t Die) 등 20편과 함께 경쟁 부문에 올랐다.
포브스는 “봉준호 감독은 사회적 비평이 강하면서도 미묘한 희극적 요소를 다양한 장르에 담아내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봉 감독의 영화 ‘옥자’도 재조명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만든 ‘옥자’는 2017년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영화의 배급 방식에 대한 논란에 불을 지폈다. 당시 프랑스극장협회(FNCF)는 극장과 온라인 동시 상영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다. 국내 멀티플렉스 3사도 “영화계 질서를 어지럽힌다”며 ‘옥자’ 상영을 거부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칸영화제 대신 베니스영화제에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를 출품해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칸영화제에서 넷플릭스 영화는 찾아볼 수 없다. 뉴욕타임스는 “넷플릭스는 이번 칸영화제에 내놓을 영화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멕시코 출신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예술영화의 온라인 상영을 들어 넷플릭스를 칭찬하면서도 “영화는 (극장에서의) 공동 경험(communal experience)을 위해 탄생했다”면서 기존의 배급 방식을 옹호했다. 그는 “(영화를)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컴퓨터로 보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며 “그렇게 보는 건 (극장에서 보는 것과) 같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진영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