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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기술·환율 '전면적 경제전쟁'…美 공세에 맞불놓는 中

입력 : 2019-05-27 06:06:00 수정 : 2019-05-26 22:2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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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 명분’ IT 제품 거래금지 추진 / 네트워크·서비스 구매 때 심사 / 美기업의 中 진출 차단 움직임 / 美의 블랙리스트 공격 맞대응 / 美 드라마 방영도 잇따라 취소 / 볼턴·대만 안보총괄 만남 공개 / NHK “中 강력히 반발할 듯”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정보기술(IT)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구매 시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거래금지 조치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마련했다. 미국과 중국 무역전쟁이 ‘전면적 경제전쟁’으로 비화하는 가운데 미국 기업을 겨냥한 중국의 보복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내에서는 미국 드라마 방영이 잇따라 취소되는 등 ‘한미령’(限美令)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 감독 기구인 국가인터넷판공실은 지난 24일 홈페이지에 ‘사이버안전 심사방법’이라는 새 규제안을 공개했다. 오는 6월 24일까지 한 달간 공개 의견 수렴 절차를 밟기로 했다. 새 규정은 기존 ‘국가안전법’, ‘사이버 안전법’ 등에 근거한다고 밝히면서 핵심정보 인프라 운영자가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네트워크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는 사이버안전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특히 인터넷판공실은 ‘외국 정부 자금 지원이나 통제를 받는 경우’(10조 6항), ‘정치·외교·무역 등 비기술적 요인으로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10조 3항), 국방군수 사업(10조 4항) 등이 중점평가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華爲) 등 중국 첨단기업에 대한 미국의 블랙리스트 공세에 중국도 미 첨단기술 제품의 중국 수출을 차단하는 조치로 보인다. 미국의 총공세에 중국 보복이 본격화한다는 관측이다.

또 중국 내에서는 별다른 이유 없이 미국 드라마 방영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최종회가 지난 20일 오전 9시 텐센트 비디오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 쓰촨 라디오·TV 방송국도 미국 드라마인 ‘바다를 건너 너를 보기 위해 왔다’의 첫 방영을 예고했지만 취소했다. 중국 내 미국 배우나 연예인들도 방송국이나 프로덕션으로부터 방송 출연 취소 통보를 받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당시 한한령과 비교해 중국 내 미국인에 대한 압박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궈수칭(郭樹淸)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장관급)은 지난 25일 한 금융포럼에 참석해 미국의 환율 공세 문제와 관련해 “과거 십여년간 위안화 환율이 큰 폭으로 평가절하된 것은 모두 외부환경의 요인”이라며 무역전쟁을 확대한 미국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자국 기술을 도둑질한다고 중국을 비난하는 것은 현대판 패권주의이며, 중국 인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대만의 안보정책을 총괄하는 리다웨이(李大維) 국가안전회의 비서장이 최근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을 당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동했던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이날 NHK는 대만과 미국의 국가안보정책 책임자의 회동은 극히 이례적이라면서 중국이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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