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 여파로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작년에 이어 마이너스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1%’ 성장세를 보이겠다고 예상했다.
앞서 연초만 해도 올해 6월 이후 스마트폰 시장은 5G(5세대 이동통신)로 인해 활기를 띠며 성장기조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갑작스럽게 화웨이에 대한 칼을 빼들자 시장이 혼란을 겪으며 다시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해였다. 이에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5G에 조기 투자한 미국, 중국, 한국을 시작으로 시장이 조금씩 회복해 약 1% 정도의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제재로 인해 시장 전체가 영향을 받아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수정했다.
카운터포인트는 화웨이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제재는 대략 4개로, 그 중 ARM의 협력 거부가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구글의 GMS 사용 불가 방침과 RF부품 공급 중단, 인텔 서버 반도체 공급 중단 등을 꼽았다.
카운터포인트는 “화웨이의 매출을 분석하면 해외 시장이 51%를 차지하기 때문에 중국 매출이 안정적이라고 해도 해외 매출비중이 높은 만큼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봤다. 특히 유럽매출이 23%로, 해외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고 있어 가장 취약한 것으로 예상됐다.
스마트폰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AP 칩셋 구성을 보면 화웨이 계열사인 하이실리콘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단기적으로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이 하이실리콘 칩셋도 ARM 설계에 따르고 있기 때문에 제재가 장기화되면 사용이 불가능하게 되어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가격대 구성면에서 보면 고가 제품들이 가장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 화웨이 매출의 18%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격대의 물량이 가장 많지는 않지만 수익의 대부분이 발생하는 가격대라고 할 수 있다. 미래 R&D와 마케팅비용이 대부분 여기서 발생하기 때문에 영향을 받게 되면 미래 재원이 축소될 수 밖에 없다.
현재 화웨이의 선택은 미국의 조건을 받아들이거나 독자노선을 가는 길 둘 중 하나다.
카운터포인트는 “장비부문은 독자 노선을 걸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스마트폰 부문은 독자 생존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 제재가 장기화되면 분사 또는 일부 매각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카운터포인트는 “화웨이 매출 감소로 인한 수혜는 장기적으로 같은 가격대와 지역에서 경쟁 중인 삼성전자, 오포, 비보, 샤오미에게 일부 돌아가겠지만 시장전체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것은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카운터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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