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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조 결승골로 ‘부산무패’ 이어갔지만, 고민 깊어진 벤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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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07 22:43:06 수정 : 2019-06-07 22: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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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와의 평가전 1-0 신승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은 한국 축구에 행운이 깃든 땅이다. 전용구장이 아니라 많은 경기를 치르지는 않았지만 폴란드와의 2002년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를 비롯해 독일, 나이지리아, 콜롬비아, 스코틀랜드 등 굵직한 팀들과만 경기를 치렀고 4승1무의 압도적 성적을 거뒀다. 7일 호주와의 평가전을 앞둔 부산아시아드경기장은 2004년 독일전 이후 무려 15년만의 A매치임에도 이런 행운과 자신감의 기운 속에 유난히 뜨거웠다. 

 

황의조(오른쪽 두번째)가 7일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30분 결승골을 득점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그러나 관중석의 뜨거움과는 달리 경기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았다. 대표팀이 후반 중반까지 지루한 경기를 이어간 탓이다. 후반 중반 이후 교체 투입된 황의조(27·감바 오사카)의 결승골로 1-0으로 신승을 하기는 했지만 관중을 흥분시키기보다는 탄식하게 만드는 시간이 더 길었던 경기였다.

 

이날 파울로 벤투 감독은 그동안 고정적으로 활용하던 4-2-3-1 전술이 아닌 스리백 기반의 3-5-2 전술을 들고 나왔다. 다만, 양 윙백을 공격적인 김문환(24·부산)과 김진수(27·전북)를 기용하고, 중앙 미드필더 3명도 이재성(27·홀슈타인 킬), 황인범(23·밴쿠버), 주세종(29·아산) 등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들로 채웠다. 공격수 자리에는 저돌적인 손흥민(27·토트넘)과 황희찬(23·잘츠부르크)이 함께 섰다. 공격적인 윙백과 미드필더, 과감한 돌파를 주무기로 하는 투톱 등을 묶어 상대를 완벽하게 압도하기 위한 라인업이다. 9월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밀집수비를 깨부술 수 있는 플랜B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엿보였다.

 

그러나 의도와는 달리 이들 라인업이 전혀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호주의 강하고 거친 중원압박에 중앙 미드필더들이 완전히 압도당하며 찬스를 만들지 못하는 지루한 경기가 이어졌다. 오히려, 전반 17분 브랜던 오닐(25·시드니FC)의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미첼 듀크(28·웨스턴 시드니)의 헤딩슛이 한국의 오른쪽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위기를 맞기도했다. 전반 41분 최후방 수비수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과감하게 공격가담을 한 뒤 오른쪽 측면에서 땅볼 크로스를 내준 것이 호주 수비수의 발에 맞고 자책골이 될 뻔한 장면이 전반 한국이 만든 가장 골에 가까운 장면이었다. 그러나 수비수 발을 맞고 굴절된 공이 골대 안이 아닌 호주 골대 옆 그물에 꽂히면서 이 장면은 득점은 물론 슈팅으로조차 기록되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전반을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만들지 못한채 끝냈다. 15년만의 A매치를 즐기기 위해 경기장을 가득 메운 5만2000여명의 관중도 환호할 기회가 없었다.

 

한국은 후반들어서도 중반까지 같은 라인업을 유지하며 답답한 경기를 이어갔다. 손흥민이 개인돌파를 시도하는 등 고군분투했지만 상대 수비의 밀착마크에 막혀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했다. 후반 18분 만에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손흥민이 날린 슈팅은 수비벽에 굴절돼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22분 황의조, 후반 28분 홍철(29·수원)과 나상호(23·FC 도쿄)가 투입된 이후에야 한국의 공격은 활기가 붙기 시작했다. 황의조는 최전방에서 호주 수비와 몸싸움을 벌이며 2선 공격수들이 움직일 시간과 공간을 벌어줬고, 나상호는 과감한 침투로 이를 적극 활용했다. 홍철은 적극적으로 측면 돌파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골이 나왔다. 후반 30분 왼쪽 측면에서 볼을 이어받은 홍철이 크로스를 올렸고, 황의조가 골 지역 왼쪽으로 파고들며 오른발로 방향만 바꾸는 다이렉트 슛을 시도했다. 이는 상대 골키퍼를 지나 호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첫 골 이후 뒤늦게서야 분위기를 탄 한국은 후반 36분 페널티아크에서 손흥민이 과감한 돌파 이후 왼발 슈팅으로 또 한번 득점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이 슈팅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고, 결국, 이날 경기는 한골만 만들어낸 채 끝났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최근 A매치 3연승을 따냈고,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의 무패행진도 이어갔다. 또한, 아시아 라이벌 호주와의 역대 전적에서 8승 11무 9패로 코앞까지 따라잡는 등 결과에서는 많은 소득이 있었다. 그러나 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야심차게 준비했던 스리백 전술이 별다른 위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향후 플랜B 전술 마련에는 고민이 더 깊어지게 됐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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