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주요 상장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이 20% 감소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서 수요가 위축되고 수출이 부진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71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2조5198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28조2020억원에 비해 20.1%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 전망치도 감소했다. 이들 기업의 2분기 매출액 전망치는 369조3715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0.5% 줄었다. 순이익 전망치 역시 16조33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2.7% 감소했다.
특히 코스피 시장의 ‘투톱’인 반도체 업종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전망치는 영업이익 8270억원으로 나타났는데 전분기보다 무려 59.9% 감소했다. 매출과 순이익 역시 각각 8.2%, 55.6% 감소했다.
SK하이닉스보다 상대적으로 낫지만 삼성전자 역시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6조363억원으로 1분기보다 29.0% 줄어들었다. 매출과 순이익도 각각 0.4%, 29.8% 감소했다.
게다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85.2%, 59.4% 적은 수준이다.
더군다나 미중 무역분쟁 속에서 미국 반도체지수는 한달 사이에 9.1% 상승하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으나, 국내 반도체 지수는 5% 대에 머물렀다. 미중 무역분쟁에 영향이 덜한 비메모리 중심의 미국 반도체와 달리 국내 반도체는 스마트폰 등 일반 소비와 관련돼 무역전쟁 여파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된다.
유가가 상승하면서 정유.화학 분야도 2분기 전망치가 암울하다. S-OIL(-42.9%), SK이노베이션(-31.6%), LG화학(-28.1%) 모두 2분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지난 1분기까지만 해도 영업이익 흑자가 예상됐던 한국전력(-5130억원), 현대중공업(-189억원), 위메이드(-10억원), 현대일렉트릭(-63억원) 등은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중공업(-200억원)과 LG디스플레이(-2587억원)은 적자가 확대됐다.
반면에 영업이익이 늘어난 기업은 총 33개에 불과했다. 면세점 업황 회복이 예상되면서 호텔신라 영업이익은 720억원에서 894억원으로 24.0% 상향됐다. 신세계인터내셔날(19.3%), 현대자동차(3.7%), LG전자(9.5%) 등도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지난 4월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을 -0.3%로 발표한데 이어 지난달 -0.4%로 하향조정하면서도 ‘기저효과’를 내세우며 하반기부터 개선이 될 것으로 낙관했지만,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까닭이다. 또한 미중 무역분쟁이 타협의 실마리를 찾을수 없으면서 상장사 실적 부진 역시 장기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잘 진행됐으면 수출 개선과 기업실적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왔겠으나 무역분쟁이 악화되면서 기업 실적 불확실성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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