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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연합·새누리당 이은 박근혜의 3번째 도전, '우리공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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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27 07:00:00 수정 : 2019-06-27 10: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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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朴진영 "옥중에서 '우리공화당' 새 당명 직접 써 지도부에 전달" / 2002년 '한국미래연합' 창당… 소수정당 한계 못 넘고 한나라 흡수 / 2012년엔 한나라당 간판 내리고 '새누리당' 출범… 탄핵으로 소멸
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서울시 관계자 등이 우리공화당의 천막을 철거하고 있다(왼쪽). 하지만 이후 우리공화당 관계자들이 천막을 재설치해 농성을 벌이면서 양측이 다시 대치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우리공화당’으로의 당명 변경을 알고 있다. 박 전 대통령과 계속 교감이 있었다고 보면 된다.”

 

얼마 전 대한애국당에서 당명을 바꾼 우리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가 지난 24일 언론에 밝힌 입장 일부다. 우리공화당은 최근 서울 광화문광장 농성장 철거를 놓고 박원순 서울시장과 격렬히 대립하며 출발과 동시에 강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박 전 대통령은 단순한 ‘교감’ 정도가 아니고 우리공화당 이름을 정하는 과정에서부터 깊이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한 친박(친박근혜) 인사는 언론에 “대한애국당이 당명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박 전 대통령이 새 당명을 옥중에서 직접 써서 당 지도부에 전달하는 등 적극적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에 흡수되고 만 한국미래연합(2002), 탄핵·파면과 동시에 소멸한 새누리당(2012∼2016)에 이은 박 전 대통령의 3번째 정당정치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박 前대통령에 현실정치 실감케 한 '한국미래연합'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요즘 여의도 정가의 주요 화두 중 하나는 박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이 우리공화당을 통해 제1야당 자유한국당을 ‘압박’하면서 현실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종국에는 내년 4월로 예정된 21대 총선 판도까지 뒤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마침 우리공화당이란 당 이름을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작명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정치인 박근혜’와 ‘당명(黨名)’에 얽힌 사연들에 이목이 쏠린다.

 

박 전 대통령은 1998년 4월 치러진 보궐선거에 옛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 지역구 국회의원(대구 달성)으로 당선되며 중앙 정치 무대에 처음 뛰어든다.

 

대구·경북(TK)지역에서 인기가 높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라는 ‘후광’을 등에 업은 박 전 대통령은 초선 의원임에도 한나라당의 일약 부총재로 추대됐다. 당시 총재는 이회창 전 국무총리였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박근혜 미래연합 대표가 19일 여의도 63빌딩 거버너스챔버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02년 대선 도전을 노리는 이 전 총리와 역시 만만치 않은 야망을 지닌 박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궁합’이 잘 맞지 않았다.

 

두 사람은 대선 선거전이 본격화하기 전 당내 경선 단계에서부터 충돌한다. 박 전 대통령이 이 전 총리한테 “총재 1인 지배 정당 체제를 개혁하지 않으면 경선에 참여하지 않음은 물론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하며 배수진을 친 것이 대표적이다.

 

결국 한나라당을 탈당한 박 전 대통령은 한동안 ‘한국미래연합’(2002년 5월∼11월)이란 소수정당을 이끄는 처지가 됐다.

 

◆박근혜의, 박근혜에 의한, 박근혜를 위한 '새누리당'

 

한국 정당사에 박 전 대통령의 한국미래연합은 ‘실패한 정당’으로 기록돼 있다. 2002년 6월 지방선거에서 지방의회 의원 단 2명 배출에 그치며 참패했다. 하지만 대권 재도전에 나서는 이 전 총리 입장에선 중량감 있는 유력 정치인 한 명의 지원이라도 절실했다.

 

한국미래연합은 이 전 총리의 ‘러브콜’을 받아들여 대선 직전인 2002년 11월 한나라당과 합당한다. 이 전 총리가 대선에 져 정계은퇴를 한 뒤 ‘무주공산’이 된 한나라당은 자연스럽게 박 전 대통령의 리더십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이회창의 당’ 이미지가 워낙 강한데다 이명박(MB),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다른 대권주자도 많은 한나라당이 온전히 ‘박근혜의 당’이 되기까진 10년 가까운 세월이 더 흘러야 했다.

 

이른바 ‘국회 돈봉투’ 사건으로 한나라당이 초토화한 2012년 초 박 전 대통령은 ‘비상대책위원장’의 이름으로 당권을 완전히 접수한다. 그해 2월 1997년부터 거의 15년가량 써 온 ‘한나라당’ 당명을 버리고 ‘새누리당’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2012년 4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모습. 15년가량 써 온 ‘한나라당’ 당명을 버리고 ‘새누리당’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 전 총리가 지은 ‘한나라당’ 문패가 사라지고 철저히 박 전 대통령이 주도해 만든 ‘새누리당’으로 변신했다. 그 새누리당은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와중에 지금의 ‘자유한국당’으로 다시 바뀐다.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대권을 거머쥔 박 전 대통령은 당명의 소멸과 동시에 탄핵·파면을 거쳐 권부에서 퇴출됐다.

 

비박(비박근혜) 성향의 한 야권 인사는 “박 전 대통령에게 ‘우리공화당’은 2002년 ‘한국미래연합’, 2012년 ‘새누리당’에 이은 3번째 도전”이라며 “‘야당 분열’ 등 비난의 파상 공세를 이겨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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