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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판문점 회동, 승자는 누구인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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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7-01 22:00:00 수정 : 2019-07-01 14: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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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에서 만나 인사한 뒤 남측 지역으로 이동하기 전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역사적인 판문점 회동에서 누가 승리를 거뒀는지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전에서 야당 주자들의 공세를 차단할 수 있는 커다란 방패를 얻었다는 분석도 있다. 그렇지만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관한 아무런 양보 없이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한 번 어깨를 나란히 함으로써 국제적인 위상을 높였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대단한 볼거리를 준비했고, 전 세계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미국의 ABC 방송은 30일(현지시간) “쇼맨 트럼프가 취임 이후 최고의 공연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ABC 방송은 “그가 트위터를 이용해 북한의 독재자를 끌어냈고, 북한 땅을 밟은 최초의 미국 대통령이 됐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린 장병 격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와 노벨 평화상

 

미국의 대표적인 친 트럼프 매체인 폭스 뉴스의 터커 칼슨 앵커는 이날 ‘폭스 앤드 프렌즈’ 프로그램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시종 압도했다고 주장했다. 칼슨은 “비무장지대(DMZ)가 지구의 끝 같았다”면서 “김 위원장이 그곳에서 숨을 헐떡였고, 마치 건강이 급속하게 나빠지고 있는 ‘폐기종’ 환자 같았다”고 주장했다. 칼슨은 “거인 트럼프 대통령이 위에서 내려다보면서 김 위원장에게 말을 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압도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CNI) 한반도연구국장은 폭스 뉴스 웹사이트에 게재된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회동하고, 북한 땅을 밟은 것은 노벨 평화상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주장했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트럼프의 대북 정책 전략은 오래된 교과서를 꺼내 그것을 불살라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카지아니스는 “이번 판문점 회동으로 미·북 양측이 핵 위협 없는 새로운 관계를 모색할 수 있는 길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됐고,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완전히 제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카지아니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년 반 동안 이뤄낸 성과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8년 동안 성취한 것보다 더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바마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노벨 평화상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분명히 해야 할 일은 트럼프도 노벨 평화상을 확실하게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으로 돌아가다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의 꿈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이날 “트럼프가 김정은이 꿈꾸던 것 그 이상을 주었다”고 평가했다. 포린 폴리시는 “북한 지도자가 그의 부친과 조부는 꿈도 꾸지 못했던 세계적인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트럼프가 기회를 주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마치 사이가 벌어진 부부가 두 번째 신혼 여행을 하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김정은 정권이 지난 몇 년 동안 미국으로부터 국제적인 인정을 받으려고 노력해왔고,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공짜로 그것을 김 위원장에게 주었다”고 주장했다.

 

포린 폴리시는 “대부분의 전문가는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는 결코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는 주한 미군 철수 개념이 포함된 것이라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샘 비노그래드 CNN 해설위원은 “트럼프가 김정은이 하려던 일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비노그래드는 CNN 웹사이트 기고문을 통해 “역사적인 일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고, 특히 독재 정권의 땅에 첫발을 내딛는 것이 좋은 일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이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여전히 김 위원장이 열쇠를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노그래드는 “김 위원장이 미국에 올 연말까지 대북 제재를 해제하라고 시한을 제시했고, 미국이 이런 게임을 하지 않으면 북한이 아마 동결을 해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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