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2·LA 다저스)에게 6월은 불운의 달이다. 5경기에 등판해 1승1패에 그쳤고 30이닝을 던지면서 13실점 9자책점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했다. 3경기 연속 호투에도 수비와 불펜의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를 챙기지 못했고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2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는 쿠어스필드의 징크스를 넘지 못하며 시즌 4이닝 3피홈런 7실점이라는 올 시즌 최악의 피칭을 하고 말았다.
그런데도 류현진은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로서 손색이 없는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 16경기에서 103이닝을 던지며 9승2패를 거둔 그의 평균자책점은 1.83으로 여전히 빅리그 전체에서 유일한 1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역시 0.90으로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의 0.79에 이어 빅리그 전체 2위이자 내셔널리그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13.43에 달하는 탈삼진/볼넷 비율은 쫓아올 선수가 보이지 않을 만큼 독보적이고 14.45의 이닝당 투구수 역시 팀 동료인 클레이턴 커쇼(14.38)에 이어 2위일 만큼 효율적인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자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감독이 류현진을 올스타전 선발투수로 낙점한 이유이기도 하다.
류현진의 올스타전 선발 낙점에 대해 페이스북의 메이저리그 공식 페이지의 댓글에도 자격이 충분하다(well-deserved)는 문구가 주류를 이룰 정도로 이견이 없다. 현지 언론들도 당연한 듯 별다른 이견 제시 없이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 류현진이 전국구 스타로 인정받고 있다는 의미다.
사실 시즌 개막전까지만 해도 류현진이 이렇게 달라질 것이라 예상한 이는 찾기 힘들었다. 류현진이 국내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목표를 20승이라 했을 때도 상징적인 의미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을 정도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런 모든 예측을 스스로 깨면서 올 시즌을 보내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계전문사이트 ‘팬그래프’도 3일 류현진의 시즌 전 평균자책점 전망치를 3.71로 내놨었던 것을 언급하며 가장 과소평가된 선수 중 하나로 손꼽혔다고 분석했다.
류현진이 저평가됐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부상과 수술 전력 때문이었다. 팬그래프는 “2019년 류현진이 완벽히 건강한 모습을 보고 있고, 그는 이전에 지금처럼 투구하지 않았다”면서 “그는 이미 경력 최고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 4분의 3을 달성했다. 시즌 절반에서 단 7명의 타자에게만 볼넷을 허용했다”면서 류현진의 올 시즌 활약을 칭찬했다.
이제 류현진은 5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 나선다. 이날 아쉬웠던 6월의 기억을 잊고 시즌 10승과 개인통산 50승을 달성하며 기분 좋게 올스타전으로 향하기를 많은 팬이 바라고 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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