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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은 알겠는데 아이들 먹는걸로 이러는 건 좀…" 학교 비정규직 파업 부정여론 확산 [일상톡톡 플러스]

입력 : 2019-07-04 23:00:00 수정 : 2019-07-04 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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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비정규직 파업 이틀째인 4일 노동자 1만70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1700여개 학교에서 급식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4일 1만584개 국공립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를 집계한 결과 비정규직(교육공무직) 직원 15만1809명 중 11.4%인 1만7342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했다.

 

전날 조사에서는 1만585개 학교의 15만2181명 중 14.4%인 2만2004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업 참가 인원이 전날보다 4600여명 감소하면서 참가율도 3%포인트 줄었다. 이틀 동안의 파업 참가 연인원은 3만9346명이 됐다.

 

급식은 서울 158곳, 경기 525곳 등 전국 1만454개 학교 중 20.8%인 2177개 학교에서 이뤄지지 않았다.

 

기말고사 기간이어서 점심 전에 일과가 끝나는 학교 406곳을 제외하면 1771곳에서 파업으로 인해 정상적인 급식이 중단된 셈이다.

 

◆파업 여파, 1771곳 정상 급식 중단

 

빵·우유를 제공한 1194곳, 도시락을 지참하도록 한 377곳 등을 포함해 총 1662개 학교가 대체급식을 제공했다. 109곳은 아예 단축수업을 했다.

 

교육부는 급식을 정상적으로 운영한 학교가 전날 6891곳에서 이날 8277곳으로 1386곳 늘어났다고 밝혔다.

 

일부 학교에서는 돌봄교실 운영도 차질을 빚고 있다. 국공립 초등학교 5980곳 중에 92개 학교(1.5%)에서 돌봄교실 운영이 중단됐다.

 

교육부는 돌봄교실 정상운영 학교가 전날보다 106곳 늘었다고 전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등 일부 교육감은 대체급식을 시행한 학교를 방문해 관리 상황을 점검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도 이날 오전 빵·우유로 대체급식이 이뤄진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를 찾았다.

 

박 차관은 '범정부적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재정적·법적 측면이 있어서 교육부 혼자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교육청·국회 쪽과 협력해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오후에 정부세종청사에서 시·도 교육청 부교육감들과 영상 회의를 열고 파업 대응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노동조합과의 소통 방안을 논의했다

 

◆교육부 "재정적·법적 문제, 당국 혼자 풀 수 있는 사안 아냐"

 

교육부와 교육청은 교육공무직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임금 체계와 임금 수준을 노사 협의를 거쳐서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노조의 올해 임금교섭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교육청 재정 여건을 고려하면서도 노조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기로 했다.

 

교육 당국과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9∼10일 세종시 시도교육감협의회 사무실에서 다음 교섭을 진행할 계획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차관 주재 부교육감 회의에 들러 교육감들에게 학생·학부모 불편이 최소화하도록 신경 써서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전국여성노조 등이 꾸린 연대회의는 현재 일부 직군의 경우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본급을 6.24% 인상할 것, 근속급·복리후생비 등에서 정규직과의 차별을 해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60% 수준인 임금 수준을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80%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공정임금제' 시행도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었다면서 요구하고 있다.

 

맘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파업이 이틀째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아무리 대체급식이라고 해도 너무 부실하게 나온다', '아이들이 빵으로 끼니를 때우니 영양이 부족할까 봐 우려된다' 등 학부모들의 우려가 잇따랐다.

 

학부모회 차원에서 파업 지지 피켓을 만드는 등 근로자들 처우 개선에 응원의 목소리를 보태는 학생·학부모도 적지 않았다.

 

◆맘카페 "아무리 대체급식이라고 해도 너무 부실"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급식 조리사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 이틀째인 4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를 열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외쳤다. 이들의 파업을 응원하는 시민·사회 단체의 지지 기자회견도 이어졌다.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민주연합노조)은 이날 오후 2시10분쯤 서울 종로구 효자치안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주장했다.

 

민주연합노조는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톨게이트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톨게이트 노동조합이 소속돼 있는 조직이다. 이들은 전날 진행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 본대회에도 참여했다.

 

이날도 민주연합노조는 전날과 같이 '직무급제 민간위탁 폐기', '대정부 교섭 쟁취'가 적힌 피켓을 들고 "비정규직 폐지하라", "직무급제 폐지하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선 노동·보건·인권·종교·빈민·법률 단체 104곳이 모여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차별과 산재의 위험, 그리고 인력부족으로 인한 과로 속에서도 묵묵히 공적인 업무를 담당해온 공공부문 노동자들이지만 이제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되었다"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에 기대서는 노동자들의 삶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노동사회단체들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총파업을 지지하며, 이 파업이 비정규직 없는 세상의 문을 여는 역사적인 파업이 되도록 힘써 연대할 것"이라면서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 요구를 수용하여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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