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42)으로부터 성폭행 및 성추행 피해를 당한 여성들이 누리꾼 30여명을 고발했다.
이들의 법률대리인인 박지훈 변호사는 피해자들을 향해 악성댓글을 단 누리꾼 30여명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해달라며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20일 밝혔다.
박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익명으로 조사를 받고 있어 자신이 대리인 신분으로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추후 피해자들의 진술 동의를 받을 예정”이라며 “장기간 지속해서 악성 댓글을 반복했거나, 1회에 그쳤더라도 심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한 경우 등이 고발대상”이라고 전했다.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글 역시 대상에 포함됐다.
강씨의 성범죄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뒤 온라인 상에는 강씨보다 피해자들이 범죄를 자초했다는 등 2차 가해성 댓글이 다수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사건 당일 여성들이 술을 마시고 강씨의 집에 가서 잠을 잤고, 휴대전화의 112 발신 실패는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다는 누리꾼들의 의견이 연일 쏟아졌다.
이에 여성들은 ‘2차 피해’를 호소하며 큰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여러 차례 심경을 토로했다.
이후 피해자 측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사건 당일 강씨의 집에는 회식 때문에 간 것이고 ▲귀가하려 했지만 강씨가 콜택시를 불러주겠다고 해 남아있었으며 ▲강씨의 집에서 특정 통신사의 신호가 잡히지 않아 와이파이 연결 후 카카오톡으로 지인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는 등 사건 당일 강씨의 자택에서 있었던 일들을 소상히 알렸다.
특히 강씨의 집은 평소 회사 스태프들의 합숙소처럼 이용됐으며, 경기 광주시 오포읍의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택시를 부르지 않으면 쉽게 빠져나가기 어렵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강씨는 지난 9일 자택에서 소속사 매니저, 외주 스태프 등 7명과 회식 자리를 가진 뒤 이들 중 집에 남아있던 여성 스태프 2명을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됐다.
강씨는 체포 직후 “술에 취해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구속영장 발부 후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그를 형법상 준강간 등의 혐의로 강씨를 18일 오전 10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송치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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