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 온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에 대해 일본 경제보복 등 상황이 상황인 만큼 "타이밍을 고심 중에 있다"며 종전 입장에서 반걸음 후퇴했다. 비당권파인 오 원내대표는 손학규 대표가 퇴진요구를 거부할 경우 강제로 대표자리에서 물러나게 할 방법이 없다는 지적에 동의했다.
◆ 정경두 해임안...일본 문제로 타이밍 고심
오 원내대표는 23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임시 진행을 맡은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지금 사실상 한일 경제 전쟁 중이고 지소미아(GSOMIA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일문제가 정리되면 개각한다고 하니까 그때 하는 게 좋지 않는가"고 하자 "모든 것이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다. 정부가 저렇게 계속 거부하고 있고 일본 경제 문제가 굉장히 중요해 고심 중에 있다"고 했다.
이어 "여론에 너무 편승해서 정부가 (저지른) 무책임한 부분들이 많이 부각되고 있다. 이런 부분들이 해소가 되면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서 모든 것들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되지 않을까"라고 했다.
◆ 친일과 반일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것은 군사독재시절 반공프레임처럼 위험
오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한국당을 향해 '지금은 경제 한일전이다, 추경 처리에 한국당이 계속 조건을 거는 건 친친일이다'고 비판하고 한국당이 '야당을 탓하기 위해 친일 프레임을 이용한다'고 반발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정부와 집권여당이 야당을 상대로 싸우지 말고 일본을 상대로 우리가 준비하고 극복해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
그러면서 "단순히 친일과 반일의 프레임으로 접근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고 과거 군사독재시절 반공 프레임으로 옭아매는 것처럼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라며 "그러면 국회는 더더욱 경색될 수밖에 없고 풀리기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진다. 서로 자극하는 이런 언사들은 좀 자제하는 것이 낫지 않는가"고 여야간 냉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 손학규 민주적으로 당 운영해야...버티면 뾰족한 수 없어
오 원내대표는 혁신안 상정 등을 놓고 손학규 대표의 당권파와 유승민·안철수계의 비당권파가 몸싸움까지 펼치는 등 시끄러운 당 사정에 대해 "당이 민주적으로 운영되고 국민들께 믿음을 보여드려야 되는데 갈등이 계속 증폭돼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박지원 의원이 "손 대표가 끝까지 안 물러나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닌가"고 묻자 오 원내대표는 "그런 상황이다"고 동의를 표한 뒤 "사실 현재로는 특별한 대응책이 불비하다. 손학규 대표가 대승적 차원에서 당을 민주적으로 운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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