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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손실 없다더니"…금리연계형 DLS, 제2의 키코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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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8-09 13:59:07 수정 : 2019-08-09 14:3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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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지변이 나도 원금손실이 안 난다고 속인 게 불완전판매지 뭐가 불완전판매인가요?”

 

“저는 천재지변이 아니라 아예 그럴 일이 없다고 했어요. (원금 손실에 대한) 가정 자체를 안 하더라고요.”

 

“왜 이런 걸 은행에서 안전하다고 했는지 이해가 안 가네요.”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에 가입했다 피해를 입은 구매자들이 피해자 단체대화방에서 나눈 대화다. 미국과 영국, 독일 금리가 떨어지면서 이들 금리와 연동된 상품인 금리연계형 DLS가 대부분 반토막 났다. 소비자들은 은행 측에서 원금 손실 가능성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황이 악화하자 금융당국도 실태 점검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금리연계형 DLS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DLS는 금리나 환율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파생금융상품이다. 우리은행은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영국 CMS 금리 연동 상품을, 하나은행은 미국과 영국 CMS 금리와 연동된 상품을 주로 팔았다.

 

CMS 금리는 국채금리와 유사하게 움직인다. 은행 측은 상품 판매 당시 금리가 일정 수준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3~5%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약속했다. 다만 상품은 금리가 하락할 시 투자 원금을 모두 잃을 가능성이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 들어 시장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금리연계형 DLS가 폭탄이 됐다. 가입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금리연계형 DLS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지금 상태대로 만기가 될 시 원금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만기가 도래해야 수익률이 확정되는 만큼 아직 실질적 피해를 입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일각에서는 금리연계형 DLS 상품 원금손실 사태가 제2의 키코(KIKO)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 안에서 변동할 경우 약정한 환율에 외화를 팔 수 있도록 한 파생금융상품으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환율이 급등하자 은행과 키코 계약을 맺은 중소기업들이 큰 손실을 입은 바 있다.

 

투자자들은 상품 가입 당시 원금 손실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 걱정은 없다’는 말을 믿고 상품에 가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금융상품 판매 시 충분하고 정확한 상품설명을 통해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파생상품은 고위험상품이고 투자자들이 상품을 선택할 때 충분히 고지나 설명을 듣는다”고 말했다.

 

손실규모가 커지자 금융당국도 실태점검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관련 리스크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실태 파악을 하고 있는 중”이라며 “은행에 국한된 이슈가 아니어서 곧 관련 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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