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연합 훈련을 앞두고 도발 수위를 높여 온 북한이 지난 10일 발사한 발사체는 ‘새 무기’를 시험한 것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11일 밝혔다. 북한은 또 한미 연합지휘소 훈련 첫날인 이날 남측을 비난하는 외무성 국장 명의 담화를 내고 한미훈련을 즉각 중단하거나 이에 관한 해명 등을 하기 전에는 남북 간 접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김정은, 새 무기 성능에 큰 만족감 표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8월 10일 새 무기의 시험사격을 지도하셨다”며 사진 6장과 함께 전날 무력시위 소식을 보도했다. 통신은 “국방과학자들과 군수노동계급은 당에서 최근에 연구개발방향을 제시한 또 하나의 새 무기체계를 완성하고 당중앙에 자랑찬 보고를 올렸다”며 “(김 위원장이) 새 무기 개발정형에 대한 보고를 받으시고 즉시 시험을 진행할 데 대한 지시를 주셨다”며 최근에 개발한 발사체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감시소의 영상표시장치에 전송된 새 무기의 시험사격결과를 보시고 당에서 구상하고 있던 또 하나의 새로운 무기가 나오게 되었다고 못내 기뻐하시며 커다란 만족을 표시하시였다”고 전했다.
다만 새 무기의 정확한 명칭이나 특성 등은 전해지지 않았다. 통상 북한은 발사 다음 날 관영매체를 통해 무기 명칭 등과 함께 발표해왔으며 지난달 25일 함경남도 호도반도에서는 신형전술유도무기를, 지난달 31일 원산 갈마반도와 지난 2일 함경남도 영흥 지역에서 각각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사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은 김 위원장이 “우리 나라의 지형조건과 주체전법의 요구에 맞게 개발된 새 무기가 기존의 무기체계들과는 또 다른 우월한 전술적특성을 가진 무기체계”라고 발언했다는 정도만 소개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전 5시34분과, 오전 5시 50분께 북한이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번 단거리 미사일의 고도는 약 48km, 비행거리는 400여 km, 최대 속도는 마하6.1이상으로 탐지됐다.
군은 지난 5월 이후 최소 다섯 번 이상 발사된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북 외무성 “한미 군사연습 걷어치워라”···정경두 국방장관 겨냥 “허튼 망발 늘어놓지 마라”
북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은 이날 담화에서 “군사연습을 아예 걷어치우든지, 군사연습을 한 데 대하여 하다못해 그럴싸한 변명이나 해명이라도 성의껏하기 전에는 북남사이의 접촉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이 군사연습의 이름이나 바꾼다고 이번 고비를 무난히 넘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히 잘못 짚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신들의 잇단 무력 시위에 대해서는 “미국 대통령까지 우리의 상용무기개발시험을 어느 나라나 다 하는 아주 작은 미사일 시험이라고 하면서 사실상 주권국가로서의 우리의 자위권을 인정하였는데 도대체 남조선당국이 뭐길래 우리의 자위적무력건설사업에 대해 군사적 긴장격화니, 중단촉구니 뭐니 하며 횡설수설하고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경두 국방장관의 실명을 거론하며 “체면이라도 좀 세워보려고 허튼 망발을 늘어놓는다면 기름으로 붙는 불을 꺼보려는 어리석은 행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같은 주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그동안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피력해온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권 국장은 담화에서 “앞으로 대화로 향한 좋은 기류가 생겨 우리가 대화에 나간다고 해도 철저히 이러한 대화는 조미(북미) 사이에 열리는 것이지 북남대화는 아니라는 것을 똑바로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의 처사를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에게 보낸 친서에서 한미연합 군사훈련이 종료되는 대로 협상 재개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공개, 북미 간 실무협상 재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이 한미훈련이 끝나면 미사일 시험 발사도 멈출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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