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한·일 ‘경제전쟁’에… 日언론 “미국도 일본 입장 지지” 여론전

, 日 '경제 보복'

입력 : 2019-08-11 15:31:04 수정 : 2019-08-11 16:23:5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한국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 등에 불만을 품은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로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양국과 동맹을 맺은 미국의 입장이 중요해진 가운데 일본 내에서 일부 유력 언론을 중심으로 “미국은 일본편”이라는 식의 여론전에 나섰다. 마이니치신문이 한국 대법원의 징용배상 판결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에 배치된다는 자국 입장을 미국이 지지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보도 내용이 사실일 경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문제를 둘러싼 한일 외교전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지난 2일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이 사진 촬영을 위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을 안내하고 있다. 한일 양국의 싸늘한 관계를 반영하듯 강 장관과 고노 외상의 표정이 굳어있다. 방콕=AP연합뉴스

◆“미국도 강제징용 배상판결 불인정한 일본 입장 이해”

 

11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이 일본이 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최종 판결을 내리자 피해자 측이 자산 압류 절차에 나설 것을 대비해 미국 국무부와 협의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징용 피해자들이 미국에서 비슷한 소송을 제기할 경우 미국 국무부가 ‘소송은 무효’란 의견서를 법원에 내주도록 요청했다. 신문은 해당 사실을 일본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미국 국무부가 지난해 말 이전에 일본 주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일본 측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한·일 청구권협정에서 ‘예외’를 인정할 경우 협정 기초가 되는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전쟁 청구권 포기’ 원칙이 훼손될 것을 우려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달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때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을 만난 뒤 일본 입장을 이해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2000년대 미국에서는 과거 일본군의 포로로 잡혔던 미국인들이 강제노동에 시달렸다며 일본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이 잇달아 제기됐다. 당시 미국 국무부는 “샌프란시스코 강화 조약으로 청구권을 포기했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미국 법원도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미국은 옛 포로 피해자들의 배상 청구 소송 우려” 

 

마이니치신문은 미국 정부가 한국 대법원 판결 영향으로 자국의 옛 포로 피해자들이 배상 청구 소송에 잇달아 나서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태평양전쟁 종전 후 한국은 패전국인 일본과 연합국 간 맺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당사자가 되지 못했다. 대신 일본과 식민지 간 청구권 문제는 당사자 간 특별약정으로 처리한다고 규정한 샌프란시스코 조약 4조에 근거해 한일 청구권협정을 체결했다. 

 

다만 청구권 협정에 등장하는 ‘완전·최종적 해결’ 문구를 둘러싸고 한일 양국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식민지배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개인청구권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반면 일본 정부는 대법원 판결이 협정 취지에 어긋날 뿐 아니라 국제법적 위반이라고 반박한다.

 

이에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가 징용 판결과 관련해 미국 이해를 얻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고, 추가적인 배상 책임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9일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도 도쿄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미국이 일관되게 말하는 것은 관여는 하지만 중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에서) 자신들이 만든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근거해 체결된 한일 청구권협정을 한국이 다시 쓰려고(rewrite) 하는 게 아닌가 하는 강한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피프티피프티 키나 '청순&섹시'
  • 피프티피프티 키나 '청순&섹시'
  • 박신혜 '미소 천사'
  • 이세영 '청순미 발산'
  • 뉴진스 다니엘 '반가운 손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