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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억만장자’ 엡스타인 극단 선택에… 시끄러운 美

입력 : 2019-08-11 20:23:14 수정 : 2019-08-11 23: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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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당국 재소자 관리 논란… 피해 여성들은 격분 / 맨해튼 교도소서 숨진채 발견돼 / 10일전에도 극단적 선택 시도해 / 바 법무 “심각한 의문” 조사 지시 / 연방수사국도 별도 조사에 착수 / 피해 여성들 “죗값 못치르게 됐다 / 범행 도운 측근에 수사 지속해야”
미국 뉴욕남부지검 연방검사가 지난달 8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을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히면서 그의 사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수감된 미국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66)이 체포된 지 약 한 달 만에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별감시 대상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크다. 미 교정 당국의 재소자 관리 문제가 도마에 올랐고, 피해 여성들은 허탈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10일(현지시간) 엡스타인이 뉴욕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이날 오전 7시30분쯤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전날 밤 스스로 목숨을 끊고 이날 아침에 발견됐다.

 

엡스타인의 극단적 선택으로 보이는 시도는 불과 10여일 전에도 있었다. 지난달 26일 그는 교도소 감방 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재판부에 신청한 보석이 기각된 후였다. 목 주변에는 멍 같은 타박상이 있었다. 당시 엡스타인은 최대 1억달러(약 1180억원)를 지불하는 보석을 노렸지만 뉴욕 연방지방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1차 극단적 선택 시도 이후 9일까지 엡스타인은 자살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특별감시(suicide watch)’ 대상이었지만 사고 발생 당시에는 감시대상이 아니었다고 한 외신은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 제프리 엡스타인

엡스타인이 사망 당시 지낸 독방은 메트로폴리탄 교도소 내에서도 보안이 더 강한 특별동으로 최근까지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62)이 수감됐던 곳이다. 메트로폴리탄 교도소는 2명의 교도관이 30분마다 모든 재소자를 점검하게 돼 있었지만, 엡스타인이 자살할 당시 교도관들이 이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외신은 전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엡스타인의 사망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며 법무부 감찰관에게 즉각적인 조사를 지시했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별도 조사에 착수했다.

 

엡스타인은 2002∼2005년 뉴욕과 플로리다에서 20여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매매 등 성범죄 혐의로 지난달 6일 체포돼 기소됐다. 유죄로 인정되면 최장 징역 45년을 선고받을 상황이었다.

 

성범죄 피해 여성들은 엡스타인에게 더 이상 죗값을 치르게 할 수 없게 됐다는 허망함에 분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울 만큼 거물 인사인 그를 힘겨운 투쟁 끝에 법정 앞에 세웠지만 소용없어졌다는 허탈함이다.

 

엡스타인의 성범죄 피해자인 제니퍼 아라오스는 “평생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할 피해자와 달리 엡스타인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남긴 고통과 트라우마를 직면하지 않게 됐다”고 비판했다. 피해 여성들은 앞으로 사법 당국이 엡스타인의 범행을 도운 측근들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지속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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