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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위험 무릅쓰고 시상대서 잇따라 ‘反트럼프’ 퍼포먼스

입력 : 2019-08-12 20:51:53 수정 : 2019-08-12 20: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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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아메리칸 경기대회 참가 2명/ 인종차별·총기규제 미흡 내세워/ 한쪽 무릎 꿇고 주먹 치켜든 항의

백인우월주의자에 의한 잇단 총기난사 사건으로 미국 사회의 뜨거운 쟁점이 된 인종차별 문제가 미주 대륙의 스포츠축제인 팬 아메리칸(팬암) 경기대회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선수들이 자국의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면서다.

미국 남자 펜싱대표 레이스 임보던이 지난 9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열린 팬 아메리칸 경기대회 플뢰레 단체전 금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서 홀로 한쪽 무릎을 꿇고 있다. 리마=A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남자 펜싱대표 레이스 임보던(26)은 지난 9일 페루 리마에서 열린 팬암 대회 플뢰레 단체전 금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서 홀로 한쪽 무릎을 꿇었다.

임보던은 시상식을 마친 뒤 인스타그램에 “미국 대표로 팬암 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가져가게 돼 기쁘지만 내가 사랑하는 조국의 여러 문제가 내 자부심을 가로막았다”며 “인종차별주의와 미흡한 총기규제, 이민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 그리고 무엇보다 증오를 퍼뜨리는 대통령이 긴 (문제점)목록의 맨 위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호소할 필요가 있다고 믿는 이슈에 대해 관심을 끌고자 시상대 위에서의 시간을 바치기로 했다”며 다른 선수들의 동참을 권유했다.

이튿날 여자 해머던지기에서 금메달을 딴 그웬 베리(30)가 바로 동참했다. 시상대에서 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 주먹 쥔 오른손을 치켜든 것이다. 1968년 올림픽 남자 육상 2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미국 흑인 선수들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고개를 숙인 채 검은 장갑을 낀 손을 번쩍 들어올렸던 것을 연상시키는 장면이었다.

베리는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미국 내 불평등과 이를 더 악화시키는 대통령에 대해 누군가는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는 제재를 시사했다. USOPC는 성명을 내고 “모든 팬암 대회 참가 선수들은 정치적 의사표시를 삼가는 것을 포함한 서약을 한다”며 “우리는 자신의 견해를 표현할 권리를 존중하지만 선수서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임보던은 이후 인터뷰에서 “(선수생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무척 두렵지만 내 행동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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