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부상의 터널을 지나온 정현(170위·제네시스 후원)에게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US오픈(총상금 5700만달러)의 의미는 남다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의 건재함을 확인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현이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 정현은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3시간36분 접전 끝에 어네스토 에스커베이도(206위·미국)에게 3-2(3-6 6-4 6-7<5-7> 6-4 6-2)로 이겼다. 정현은 이로써 최근 3년 연속 US오픈 2회전 진출에 성공하며 상금 10만달러(1억2000만원)를 확보했으며 30일 페르난도 베르다스코(34위·스페인)와 32강 진출을 다툰다.
1월 호주오픈 2회전 진출 이후 부상 때문에 프랑스오픈, 윔블던에 불참한 정현은 이날 경기 초반 고전했다.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나온 에스커베이도를 만나 대진운이 따르는 듯했으나 1세트를 3-6으로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2세트도 게임스코어 2-4까지 끌려간 정현은 이후 연달아 4게임을 따내며 세트 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췄다. 3세트를 타이브레이크 끝에 내준 정현은 4세트 9번째 게임부터 연달아 6게임을 가져오며 승기를 잡았다. 위기 때마다 나온 17개의 서브에이스가 정현에게 큰 힘이 됐다. 정현은 “힘든 경기에서 이겨서 기쁘다”며 “다음 경기도 쉽지 않겠지만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송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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