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가 한국에 대한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상의 대응이 부적절했다며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29일 아사히신문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에다노 대표는 전날 라디오닛폰에 출연해 “한국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그만하기로 한 것은 명백하게 지나치다”면서도 “여기에 이르는 과정에서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타협의 여지를 보이기도 했지만, (일본 정부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시선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고노 외무상의 대응은 한국을 (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몰아붙였다”며 “책임이 크다. 외무상을 교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에다노 대표는 “외교인 만큼 상대방의 체면도 일정 정도 세워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데도 지나치게 얼굴에 진흙 칠을 하는 것 같은 일만 과하게 했다”면서 “논리가 있는 것은 엄중하게 주장해야 하겠지만, 상대(한국)의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방식을 취한 것은 외무상의 외교가 명확히 실패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노 외무상이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초치하면서 말을 끊는 결례 등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한국에 대해 강경 대응에 나선 배경에는 국익을 위해 그간의 우등생 이미지를 벗어버리려는 일본 외교의 기조 변화가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작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 후 아베 총리가 의연한 대응을 지시하며 탈우등생 외교를 전개했다며 한국에 대한 규제 강화 조치는 외무성을 배제한 채 총리 스스로 독자적인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