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의 지휘 아래 차곡차곡 성과를 쌓아나가고 있는 베트남의 최종 목표는 당연히 모든 축구대표팀의 꿈인 월드컵 진출이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이 마침내 5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1차전 경기를 시작으로 월드컵 도전에 나선다. 베트남은 이번 2차 예선에서 아랍에미리트(UAE),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 G조에 편성됐다. 이중 베트남의 첫 상대는 지역 라이벌인 태국으로, 태국 중부 빠툼타니주 랑싯시에 있는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1차전이 치러진다.
긴 지역예선 대장정의 첫 경기일 뿐이지만 진지하게 월드컵에 도전하고 있는 베트남 대표팀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한 판이다. 이번 2차 예선은 A∼H조의 각 조 1위와 8개의 2위 팀 중 성적이 앞선 4개팀에게 최종예선 진출 티켓이 주어진다. G조는 UAE의 전력이 확연히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지만 나머지 4개 팀에게도 2위 진출의 기회는 아직 열려있다. 이 중 유력한 후보가 베트남과 태국으로, 1차전에서 승리하는 팀이 2위 경쟁에서 한발 앞서 출발할 수 있게 된다.
공교롭게도 이 경기는 ‘감독 한일전’으로 치러져 한일 축구팬들의 관심도 커지는 중이다. 태국이 지난 7월 니시노 아키라 감독을 국가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박항서 감독의 큰 성공을 지켜본 태국은 윤정환·황선홍 등 한국 지도자들을 물망에 올려놓기도 했지만, 결국 자국 축구가 벤치마킹중인 일본인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태국은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에서 일본대표팀을 이끌고 16강까지 진출한 니시노 감독을 영입하기 위해 태국 축구감독 역사상 최고액인 97만달러(약 11억4000만원)의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항서 감독의 연봉인 24만달러의 4배 가까운 액수로 태국이 최근 자신들을 앞질러가고 있는 베트남을 다시 따라잡기 위해 얼마나 안간힘을 쓰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일단 지금까지는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이 태국에 연전연승 중이다. 박 감독은 부임 이후 태국과의 세 번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가장 최근은 지난 6월 태국에서 열린 킹스컵의 1-0 승리로 이 경기 직후 태국이 새 감독 영입 작업을 본격화해 니시노 감독이 영입됐다. 이처럼 이번 지역예선 1차전은 태국이 칼을 갈고 나서는 경기라 여러모로 흥미로운 대결이 될 전망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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