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전날까지 NC와 공동 5위를 달리고 있었다. 창단 첫 가을야구를 향한 피말리는 싸움이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10일 잠실에서 두산과 일전을 치를 예정이던 NC가 비로 휴식을 취한 반면 KT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과 경기를 치렀다. 이긴다면 단독 5위가 되고 지면 다시 6위로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이 경기가 운명의 7연전 레이스의 서막이라 승리가 더 필요했다.
하지만 삼성이 고춧가루 역할을 제대로 했다. 그 매운 맛의 중심에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27)가 있었다. 지난달 덱 맥과이어의 대체 선수로 한국에 온 라이블리는 앞서 등판한 5경기에서 2승(3패)밖에 얻지 못했다. 평균자책점도 4.66에 그쳤다. 하지만 라이블리는 6경기 만에 그것도 하필이면 KT를 상대로 KBO리그에 완벽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라이블리는 이날 8이닝 동안 104구를 뿌리며 무실점하는 역투로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삼진을 9개나 잡는 동안 안타는 단 3개만 내줬고 볼넷도 1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삼성이 1-0으로 앞서며 라이블리와 KT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흐르던 경기의 추가 삼성으로 기운 것은 6회말이었다. 삼성 이학주가 안타로 출루한 뒤 KT 알칸타라의 견제구를 1루수 문상철이 놓친 사이 2루로 진루했고 다린 러프의 우중간 2루타 때 홈을 밟아 2-0을 만들었다. 곧바로 이원석의 1타점 좌전 적시타가 나오며 삼성은 3-0까지 달아났다. KT는 라이블리가 물러나고 우규민이 마운드에 오른 9회 3안타를 몰아치며 추격에 나섰지만 2점을 따라 붙는 데 그쳤다.
KT는 이날 패배로 64승2무65패가 돼 5할 승률이 깨지며 5할 승률을 지키고 있는 5위 NC에 0.5경기 차 뒤진 6위가 됐다.
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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