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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잔혹한 美 총기난사 공포

입력 : 2019-09-22 20:30:00 수정 : 2019-09-22 19: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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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계절에 26번 사고 126명 사망” / NYT, 끔찍한 총격범죄 실상 보도
지난달 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국경도시 엘패소의 총기난사 사건 용의자 패트릭 크루시어스가 귀마개를 착용하고 소총을 든 채 월마트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이 찍힌 CCTV 화면. 엘패소=AFP·AP연합뉴스

미국인들에게 올여름은 어떤 공포영화보다 더 잔혹했는지 모른다. 한 계절 동안에만 26번의 총기난사가 벌어져 126명이 숨졌다. 난데없는 총격과 희생자 추모,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지는 패턴이 무력하게 반복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최근 수개월 끔찍했던 미국 사회를 회상하며 “생각보다 더 심각한 총격범죄의 실상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지난 5월 31일 첫 총격을 시작으로 이달 2일 사건까지 올여름 미국 내 총기난사를 분석해 특징을 찾아냈다. NYT에 따르면 총격범들은 특정한 편견(bigotry)에 따른 혐오범죄를 저지르고, 희생자들의 일상에 침투했으며, 수십초 안에 많은 목숨을 앗아갔다. 11건의 총격 사건에서 아이들이 사망했다.

직장 동료나 가족을 겨냥한 내부인의 총격은 희생자들이 여느 때와 같은 일상을 보내던 중 맞닥뜨린 날벼락이었다. 지난 5월 버지니아 비치 시청에서 일어난 총격, 지난 8월 말 텔레비전 시청 중이던 아내와 아이들을 쏜 남편 등이 있었다. 총기난사 절반 이상이 총격범의 가족 또는 연인을 희생시켰다.

경찰이 아무리 빠른 대응을 한다 해도 역부족이었다. 지난 8월 4일 데이턴 총격의 경우 경찰이 용의자를 저지하기까지 32초밖에 안 걸렸지만 그 사이에 9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혐오범죄 성격이 명확한 경우도 있었다. 지난달 3일 텍사스 엘패소에서 22명이 사망한 총격사건은 근래 미국 역사상 최악의 혐오범죄 중 하나로 기록됐다. 경찰은 히스패닉 혐오를 범죄 동기로 보고 있다.

총기난사 공포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랭커스터 근교 술집에서 또 총격 사건이 일어나 최소 2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총격범은 체포되지 않았다고 랭커스터 카운티 경찰국은 밝혔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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