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 여성과 비교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류석춘(사진)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에게 강의 중단 조치를 내렸다. 류 교수는 문제가 된 발언 중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지만, 시민단체는 류 교수를 검찰에 고발하는 등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23일 연세대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지난 19일 류 교수의 강좌 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해 윤리인권위원회(성평등센터)의 공식 조사를 개시했다”며 “류 교수의 해당 교과목 강의 중단 조치를 우선적으로 단행했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강의 도중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정부)이 아니다”라며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연세대 총학생회와 연세민주동문회 등 동문 단체들은 학교 측에 류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고 나섰고,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류 교수를 허위사실유포 등의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연세대 출신 국회의원 14명은 이날 김용학 연세대 총장에게 류 교수의 교수직 박탈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언급을 자제하던 류 교수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해당 발언들에 문제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류 교수는 강의 도중 여학생에게 매춘을 권하는 발언이 나왔다는 보도에 대해 “수강생들이 현실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번 해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류 교수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논쟁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공개적인 토론을 거쳐 사실관계를 엄밀히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이견과 갈등을 의도적으로 노출시켜 기존 주장과 다른 주장을 하는 교수에게 외부의 압력 등이 가해지도록 유도하는 건 대학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런 와중에 차명진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날 류 교수를 ‘양심적인 학자’라고 두둔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차 전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자가 교수 강의까지 취재하고 홍위병들이 그 내용을 핑계 삼아 교수를 쫓아내려 한다”며 “이게 분서갱유, 빅브러더 국가와 다를 게 뭐냐”고 주장했다.
한편 총학생회 측이 지난 21일부터 류 교수의 강의 중 발생한 부적절 발언 피해 사례를 추가로 제보받은 결과, 이날 오전까지 중복된 사안 1건을 포함해 총 4건의 제보가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강진·곽은산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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