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남북정상의 '도보다리 산책' 등을 기획했던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자문위원은 2일 여권의 정치적 자산이라는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솔직히 밝혔다.
몇 달전 "원치 않는다고 피하지는 못할 것이다"며 두사람의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았던 탁 위원은 조 장관에 대해선 여전히 같은 생각을 유지했다. 반면 유 이사장에겐 '정치 안한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해 이제는 나오기 힘들지 않겠는가라고 판단했다. 자신도 '총선 출마' 요청을 받았지만 정치와 맞지 않아 거절한 사실도 털어 놓았다 .
◆ 조국 지금도 원하지 않는 자리, 유시민 이젠 안할 것
탁 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국 장관, 유시민 이사장의 총선 출마여부에 대해 "조국 장관의 경우 지금 자리도 그렇게 원하는 자리는 아니었을 거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어떤 야망이나 야심이나 이런 것들 때문에 그 자리에 간 건 아니라고 알고 있다"는 말로 상황이 요구하면 총선 출마도 피하기 힘들 것으로 점쳤다.
하지만 "유시민 이사장은 잘 모르겠는데 뭐 안 할 거라고 본다"고 달리 판단했다. 지난 5월엔 유 이사장의 정계 복귀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던 탁 위원은 "그사이에 너무 많은 말들을 했고 본인이 퇴로를 차단하는 듯한 인상을 좀 많이..."라며 "(안한다는 말을 많이 했는데 다시 또 '어쩔 수 없이 내가 정치를 다시 합니다' 이렇게 하기는 상당히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 총선 요청도 당직 요청도 모두 거절
탁 위원은 진행자가 "총선 요청 같은 거 안 받았는지, 출마..."를 묻자 "없지는 않았지만 정서가 다른 것 같다"며 "굳이 제가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별로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고..."라고 거절했음을 알렸다.
진행자가 "더불어민주당 홍보위원장직 제안 오면 한번 생각해 보겠다고 한 적이 있다. 제안이 왔나"고 궁금해 하자 "사적으로 연락을 한번 받았는데 안 하겠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탁 위원은 "제 역할이랑 현실 정치에서 기여하는 것과는 좀 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정서는) 행사 멋있게 하고 그 행사를 통해서 사람들이 감동받는 것이 훨씬 좋고 거기에서 성취감을 느끼는 쪽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조국, 사퇴로 책임지는 것보다 일을 완수하는 것으로 책임져야
탁 위원은 조국 장관 공방과 관련해 "사임함으로써 져야 하는 책임과 그 일을 완수함으로써 져야 하는 책임이 있다. 조국 장관은 후자라고 생각한다"고 검찰개혁 등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자기 맡은 바 임무를 다하지 못하면 물러나야 하지만 조국 장관은 이제 첫발을 떼는 과정이다. 조국 장관이 부여받은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그분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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