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갖는 29년 만의 ‘평양 원정’ 경기가 중계 없이 치러질 위기에 놓였다. 대표팀은 15일 오후 5시30분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3차전 북한과의 원정 경기를 펼친다. 이 경기 생중계와 관련해 방송 관계자는 13일 “현재 중계 에이전시에서 북한에 들어가 논의 중이고 14일쯤 최종 협상 결과가 나올 전망이지만, 아마 중계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벤투호는 13일 항공편을 이용해 중국으로 떠나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비자를 발급받고 하룻밤을 묵은 뒤 이튿날 방북길에 오른다. 북한 입국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북측의 초청장이 필요한데, 대표팀 선수들과 축구협회 관계자 외에는 이를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응원단과 중계 및 취재진의 입국이 무산된 가운데 북한이 국제방송신호를 제공할지도 미지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은 AFC가, 2차 예선까지는 개최국 협회가 마케팅 권리를 갖는다”면서 “이번 평양 원정은 2차 예선이라 AFC도 북한에 중계 협조를 강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지상파 3사(KBS, MBC, SBS)는 편성을 잡아 둔 상태지만 북한은 지난달 5일 평양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조별 예선 1차전도 생중계를 허용하지 않았다. 2-0으로 북한이 승리한 이 경기는 다음 날 조선중앙TV에서 녹화 중계했다.
선수단도 평양 원정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행동 수칙을 교육받았다. 특히 미국산 노트북은 가져가지 않고 미국 브랜드인 나이키가 만든 대표팀 유니폼과 트레이닝복 등은 가져간 그대로 가져오도록 했다. 또한 휴대전화는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에 일괄적으로 맡긴 채 입북한다.
송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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