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서장훈(45)이 폴리아모리를 가장한 남자에게 따끔한 일침을 날렸다. 폴리아모리는 다자 연애를 뜻하는 개념으로 모노가미(1 대 1 독점 연애)와 대비되는 연애 유형이다.
29일 방송된 위성·케이블채널 KBS joy ‘연애의참견2’에서는 폴리아모리를 내세우는 남자친구 B씨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B씨에게 반해 먼저 고백해서 사귀게 됐다. 성격도 외모도 흠잡을 데 없는 연인과 시작한 연애는 행복했다. 그러나 B씨가 폴리아모리라 커밍아웃(자신의 정체성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하자 A씨는 대혼란을 겪게 된다. A씨는 고민 끝에 이별 통보를 했지만 B씨는 펑펑 울면서 매달렸다. 그리고 폴리아모리를 납득시키기 위해 A씨에게 관련 서적과 연구 자료를 건네주는 등 뻔뻔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서장훈은 “처음부터 얘기하면 어차피 안 되니까 이 여자분이 어떻게 해서든지 나를 좋아하게 만든 뒤에 자연스럽게 얘기해서 승낙을 하면 거기(폴리아모리)로 가는 거고 아니면 헤어지는 거고 이건 궤변”이라며 “진정한 그것이라면 처음부터 동의를 받았어야 한다. 나는 좀 핑계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B씨가) 어디서 좀 주워듣고 나서 이걸로 핑계대서 만에 하나 여자친구가 그래 나도 (동의할게) 이러면 만나는 거고 아니면 그냥 떼어내고 뭐 이런 루트로 가는 것 같다”며 “이건 진정한 폴리아모리는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B씨는 처음부터 자신의 연애 정체성을 말하고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폴리아모리의 대전제는 상대방과의 합의다.
공동MC인 섹스 칼럼니스트 곽정은도 “본인의 철학이 떳떳하고 그것을 존중받고 싶으면 이런 식으로 등 뒤에서 칼을 꽂아서는 안 되는 것 같다”며 “일부일처제나 일부다처제가 메인스트림인 사회도 있고 사회마다 선택하는 시스템은 다르다. 하지만 어떤 시스템을 선택하든 사랑에는 예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사람은 자신의 철학이 떳떳했으면 애초에 말했어야 했고 설득되지 않을 것 같으면 울면서 붙잡으면 안 됐었다”고 꼬집었다.
더 나아가 곽정은은 “폴리아모리가 (이미) 존재하는 개념이자 테두리이지만 남자친구는 폴리아모리가 아니고 여러 여자와 만나고 데이트하고 자고 합법적으로 권리를 얻어내기 위한 가스라이팅”이었다며 “욕망을 철학에 빗대서 잘난 척하지 말라. 되게 비겁하다”고 질타했다.
MC들은 B씨의 핑계와 궤변으로부터 벗어나지 못 하고 있는 A씨에 대해 과감한 결단을 내리라고 조언했다. 특히 다양한 연애 유형으로서 존중되어야 할 폴리아모리가 B씨로 인해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환기했다.
A씨가 B씨로부터 받은 폴리아모리 격언에는 “나는 무엇이든 사랑할 권리가 있으며 그 사랑에 대한 어떤 규제적인 논리나 관심도 제시될 수 없다”고 돼 있다.
이에 대해 서장훈은 “이 남자는 열 여자를 마다하지 않고 있는 삶이다. (여자가) 오면 다 만나보고 근데 (정당화 할) 그 커버(포장지)로 폴리아모리를 만난 것이다. 그래서 폴리아모리가 된 것”이라며 “이해가 안 되는 가장 큰 대목이 뭐든 해놓고 이것(격언)에 맞추면 남녀관계에서 어떤 짓을 해도 다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나 원래 뭔지 잘 모르는데 일단 누구 만나다가 걸리면 나는 폴리아모리야라고 하는 거다. 딴 여자랑 여행갔다가 걸렸다면 나 사실 폴리아모리야”라고 설명했다.
박효영 온라인 뉴스 기자 edunalist@segye.com
사진=KBS joy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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