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을 초월해 타인과 관계를 형성해가는 글로벌 ‘가상 세계’가 열렸다.
SK텔레콤은 19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5G(5세대 이동통신) 기반 VR(가상현실) 서비스 ‘버추얼 소셜 월드’를 국내 출시했다고 밝혔다.
버추얼 소셜 월드는 가상 인물(아바타), 가상 공간, 활동이 결합된 초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한다. 이용자는 이 서비스 안에서 분신 역할을 하는 아바타를 꾸미고, 개인 공간인 ‘마이룸’에서 VR 영화를 보거나 동물을 키울 수 있다. 다른 이용자와는 마이룸 외 7개 테마의 가상 공간에서 만나 음성·문자 채팅으로 관심사를 나누며, 친구를 맺고 미니 게임을 함께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예를 들면 ‘클럽룸’에서 DJ가 돼 다른 이용자들과 음악을 즐기거나 ‘공연장’에서 팬미팅을 진행할 수 있다. ‘카페룸’에서 소개팅을 하거나, ‘사무실’에서 원격 회의를 진행할 수도 있다. 가상 세계에서 일어난 활동은 실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공유할 수도 있다.
버추얼 소셜 월드의 궁극적인 목표는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현실의 모든 활동을 가상 세계로 확장하는 것이다. 앞으로 경복궁이나 마추픽추 같은 주요 관광지와 쇼핑몰 등으로 가상 공간이 확대된다. 가상 세계 쇼핑과 같은 사업 모델도 결합될 예정이다.
버추얼 소셜 월드 서비스는 오큘러스나 기어VR 등 VR기기를 가지고 있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오큘러스 스토어 내 ‘점프 VR’ 앱을 통해 이날부터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내년 상반기에는 글로벌 이용자를 위한 클라우드 서버를 확대하고, 다국어 지원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별도의 VR기기 없이 스마트폰이나 AR글래스 등 다른 기기로도 접속할 수 있도록 ‘크로스 플랫폼(Cross-Platform)을 구축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버추얼 소셜 월드 서비스를 위해 페이스북, 카카오, 넥슨 등 국내외 ICT(정보통신기술) 기업과 제휴했다. 페이스북과 협력해 스마트폰이나 PC가 필요 없는 독립형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VR기기 ‘오큘러스 고(Go)’를 이날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 가상체험 서비스 개발사인 ‘카카오 VX’와는 전날 VR 관련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버추얼 소셜 월드에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가 등장하는 테마 공간을 꾸리기로 했다. 카카오 VX가 개발 중인 VR게임 ‘프렌즈 VR월드’의 국내 및 글로벌 판매도 SK텔레콤이 담당하기로 했다. 게임사 ‘넥슨’의 인기게임 카트라이더, 크레이지아케이드, 버블파이터 캐릭터를 활용한 VR게임도 개발 중이다.
SK텔레콤은 점프 VR와 아바타, 3D렌더링 기술을 포함한 저작도구 ‘T리얼 플랫폼’을 기반으로 국내 개발사 및 스타트업과 기술·서비스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공모전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내 VR생태계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전진수 SK텔레콤 5GX서비스사업단장은 “전 세계 이용자가 만나는 가상 세계 구축을 위해 국내외 기업과 VR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며 “이번 서비스 출시로 SK텔레콤 VR서비스 이용자를 올해 월 10만명에서 내년 월 100만명 규모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CT 기업들도 음성통화, 영상통화, 모바일 메신저를 대체할 차세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로 VR기반 ‘소셜 월드’를 주목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지난 9월 ‘오큘러스 커넥트’ 행사에서 VR 기술을 활용한 소셜 월드 서비스인 ‘호라이즌(Horizon)’의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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