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단식 투쟁 선언을 ‘약자 코스프레’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20일 전 전 의원은 서울 종로구 변호사회관빌딩에서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10월 국민항쟁평가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전 전 의원은 “유권자는 뭔가 완전히 내려놓고 완전히 무릎을 꿇고 알몸으로 뒹굴고 있구나, 처절하구나하는 비장미가 있을 때 표를 준다”며 “천막당사 시절 한나라당에는 비장미가 있었지만, 지금 한국당에서는 그것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한 명 내지 두 명”이라며 “수천만 보수 유권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조언조차 축소 지향적으로 가는데 야당에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승리가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황 대표의 단식 투쟁에 대해서도 “머리를 삭발하고 왜 단식을 하는가. 제1야당 대표가 그렇게 힘없는 존재인가”라며 “영국에서 아일랜드 해방군이나 이런 사람들이 하는 게 단식”이라고 했다.
전 전 의원은 “이렇게 약자 코스프레를 하는데 어느 보수 유권자가 귀를 기울이겠는가”라며 “하는 짓이라고는 애들이 엄마한테 뭐 사달라고 할 때 굶을 거라고 (협박)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겠는가”라고도 했다.
한편 황 대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이번 단식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안 처리를 저지하는 동시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수용 및 소득주도성장 폐기 등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 법안이 사실상 철회될 때까지 단식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여야에서 ‘뜬금포 단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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