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단식 투쟁 8일째인 27일 밤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한 끝에 의식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급대원들에게 응급조치까지 받았다고 한다.
한국당 박맹우 사무총장은 황 대표가 이날 오후 11시10분쯤 부인에 의해 발견돼 바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병원까지 황 대표와 동승한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무반응 상태였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황 대표의 건강 상태는 말을 거의 하지 못할 정도로 나빠진 상태였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하며 바닥에 꼿꼿이 앉은 자세로 농성을 해왔지만, 23일 저녁부터 자리에 누운 채로 보냈다. 그는 단식에 필수적인 소금 섭취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부터는 단백뇨 증상도 나타났다고 한다. 단백뇨는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서 생기는 증상이다. 황 대표는 몸에 붓기도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역시 신장 기능 저하에 따른 한 증상이다.
설상가상으로 황 대표는 강추위 속에서 노숙 단식을 이어온 탓에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콧물 등 감기 증세까지 보였다. 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황 대표가) 여러 가지로 한계 상황”이라고 한 바 있다.
이 때문에 황 대표는 하루 3차례 의료진의 진찰을 받았다. 박 사무총장과 김도읍 당대표 비서실장 등은 “의사들의 권유에도 황 대표 본인이 단식 투쟁을 이어가겠다며 버텼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황 대표는 단식 투쟁을 시작한 날 대국민 호소문에서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하는 등 요구조건으로 내건 연동형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 등 철회가 관철될 때까지 단식 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사를 수 차례 밝힌 바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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