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오는 4월15일 치러지는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3일 공식 선언했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이 정권이 아무리 악랄해도 우리가 뭉치면 이긴다”라며 “(보수)통합을 위해 저부터 앞장서겠다. 올해 총선에서 수도권에 험지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저를 비롯해 당에 뜻있는 모든 의원, 모든 동지가 험지로 가서 죽어서 살아나는 기적을 만들어내겠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출마 지역에 대해서는 아직 말을 아꼈다.
당 안팎에선 그가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것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종로는 차기 국무총리로 지명된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 지역구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현재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1·2위인 이 총리와 황 대표가 맞붙게 되는 ‘빅매치’가 성사되는 것이다.
이날 황 대표는 당 중진 의원들을 향해서도 “신진 세대들에게 정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줘야 하지 않겠나. 젊은 사람에게 꿈을 줘야 하지 않겠나”라며 험지 출마를 권했다. 이에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염두에 둔 발언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다.
황 대표는 또 “한국당 철저하게 바꾸겠다”며 당 혁신을 강조하며 “이제 새로운 한국당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겠다. 지금까지는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는 같은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에 출연해 서울 종로 출마 가능성에 대해 “당이 요구하면 뭐든지 하겠다”라며 긍정적으로 답했다.
그는 공동 선대위원장 자리에 대해서도 ‘당이 요구하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종로에서 황교안 대표와 맞붙을 수도 있지 않겠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도리가 없지 않나. 일부러 반길 것도 없지만 피할 재간도 없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정치인으로서 고정 지지층이 없다는 지적에 “지도자에게는 조직만큼이나 고독이 필요하다. 철저히 혼자일 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자가 ‘대통령이 되려면 튼튼한 팬덤이 중요하다’고 하자 “우선 지금 전 대선주자는커녕 총선 주자도 아니다. 분에 넘치는 질문 같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사진=연합뉴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