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같이 포근한 날 여름 장마처럼 주룩주룩 비가 오는 겨울’
기후변화의 단면일까. 계절이 뒤엉킨 듯한 날씨 속에 전국 곳곳에서 일 최고기온과 일 강수량 극값이 경신됐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주의 낮 최고기온이 23.6도까지 올라 1923년 관측 개시 이래 최고 기록을 썼다. 기존 최고값(1989년 18.2도)을 가볍게 넘어섰다. 완도(19.3도), 고창(17.3도), 순천(16.7도) 등에서도 새 기록이 나왔다. 연중 가장 추운달인 1월에 4월 봄철만큼 수은주가 오른 것이다.
서울은 이날 일강수량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후 5시 기준으로 23.0㎜가 내려 종전 기록(2001년 21.7㎜)을 갈아치웠다.
일강수량은 영덕(43.5㎜, 이하 오후 5시 기준), 포항(41.9㎜), 홍성(37.0㎜), 상주(33.4㎜), 수원(29.1㎜), 함양(24.5㎜), 인천(23.6㎜), 북춘천(15.3㎜) 등 동서남북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1위 기록이 쏟아졌다.

한반도 남쪽에 저기압과 고기압이 나란히 자리잡았는데 저기압은 반시계방향, 고기압은 시계방향으로 돌며 한반도로 온난습윤한 공기를 퍼날랐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8일 오전까지도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강원영동과 경북북부, 충북, 전북 동부내륙은 오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
겨울 다운 겨울은 9일쯤에야 찾아오겠다. 9일 아침 예상 최저기온은 서울 영하 5도, 춘천 영하 6도, 대전 영하 2도, 대구 영하 1도 등이다.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정도지만, 전날에 비해 하강폭이 커서 더 춥게 느껴질 수 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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