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9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했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총장이 '항명', '하극상을 연출했다'며 윤 총장을 비난하는 것으로 추 장관을 옹호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러한 움직임을 "윤석열 자를 명분 쌓고 있는 중"으로 해석하면서 "유시민 씨 또 바빠지겠네요"라고 비꼬았다.
◆ 국회 법사위서 추미애 "尹을 무려 6시간 기다렸는데 제3의 장소로 안 가지고 오라 요구!"
추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인사 의견을 내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지 않았다)"며 "(이는)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다"고 단호한 어조로 ‘거역’이란 단어를 꺼냈다.
추 장관은 '윤 총장에게 인사위 개최 30분 전에 의견을 말하라는 것은 지나치게 촉박하고 요식행위 아닌가'라는 물음에 "인사 범위가 32명으로 한정적이어서 그 정도면 충분히 총장이 의견을 낼 시간이라고 봤다"고 했다. 이어 "인사위원회 전 30분 뿐 아니라, 지난 7일에도 의견을 내라고, 또 한 시간 이상 전화 통화를 통해 의견을 내라고 한 바 있다"며 시간을 줄 만큼 줬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 장관은 "인사위 이후에도 얼마든지 의견 개진이 가능하다고,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무려 6시간을 기다렸는데 검찰총장은 '제3의 장소로 인사의 구체적 안을 가지고 오라'고 법령에 있을 수 없고 관례에도 없는 요구를 했다"며 "집무실로 오라고 한 것은 대면해 총장께 (인사안을) 보여드리고 의견을 구하고자 하는 총장 예우 차원이었지, 절대 요식행위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 민주당 "윤석열 오만방자, 대통령 인사권 방해하는 등 사실상 항명...엄중한 조치 필요"
민주당은 당 공식 통로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이 "오만방자하고 사실상 항명했다"며 국민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을 내고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법 규정에 따라 1월 7일 검찰총장에게 ‘대검검사급 검사 인사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것을 요청하고, 1월 8일 ‘검찰총장의 의견’을 재차 요청했다"며 "그러나 윤석열 검찰총장은 의견 개진을 하지 않은 것은 물론 법무부장관에게 ‘인사안을 먼저 제시하라’, ‘제3의 장소에서 만나자’와 같은 부적절하고, 오만한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윤 총장 행위는) 검찰청법이 검찰총장에게 부여하고 있는 의견 개진 권한과 의무를 위반한 것임은 물론,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방해하고 이에 도전한 것으로 엄히 다스려야 할 중대한 공직기강해이다"라고 몰아 세웠다.
이에 홍 수석대변인은 "윤 총장은 지금이라도 본인의 신분과 위치를 자각하고, 대통령의 인사권에도 스스럼없이 도전할 수 있다는 오만방자한 인식과 행태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며 "이번 검찰의 행태는 명백한 항명으로 공직기강 확립차원에서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조치를 통해 국정 기본을 바로 세워라"고 윤 총장에 대한 조치를 요구했다.
◆ 진중권 "윤석열마저 내보내기 위해 명분 쌓는 중...유시민 바빠지겠네"
진 전 교수는 여권 움직임을 "이 사람들, 윤석열 총장도 마저 내보낼 모양이다. '항명' 어쩌구 하며 윤석열을 자를 명분을 쌓는 중"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아마 친여 어용 언론 동원해서 한 동안 '항명' 프레임을 깔아놓으려 하겠죠. 그래서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윤석열을 그때 부드럽게 내보내겠다, 이런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시민씨 또 바빠지겠네요"라는 말로 여론전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이번에도 윤석열 항명 프레임 만들기에 앞장설 것으로 내다봤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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