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통합을 위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가 출범했지만 보수의 큰 집인 자유한국당 내에서는 보수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통합 3원칙’ 주요 쟁점을 놓고 이견이 팽팽하다. 새로운보수당과의 적극적인 통합을 주장하는 윤상현 의원은 신당 창당을 통한 중도·보수통합을 제안했지만, 김진태 의원은 한국당 중심의 선명 보수통합을 주장하며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과의 연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무엇보다 유승민 의원이 한국당에 제안한 통합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로 짓자) 수용 문제를 놓고 의견이 갈려있다. 윤 의원은 12일 기자와 만나 “통합 3원칙은 통합의 접착제라고 생각하고 수용해야 한다”며 “통합이 필요조건이라면 혁신은 충분조건이다. 개혁보수를 넘어 중도개혁까지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통화에서 “3원칙 수용은 안 된다. 통합하려면 조건 없이 ‘반(反)문재인’ 원칙에 따라 모여야 한다”며 “유 의원과 손잡으면 이탈하는 지지층도 있을 것이다”고 우려했다.
보수통합 주체를 놓고도 다른 입장이다. 윤 의원은 “모든 정파를 수용하려면 한국당 간판을 내리고 당명을 바꾸는 것을 포함한 강도 높은 혁신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며 “만약 (새보수당 세력 등이) 한국당에 들어오는 것을 꺼린다면 황 대표가 보수의 가치와 비전을 제시하고 그 아래에 모이는 식으로 신당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신당에서는 모두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당명 정도는 바꿀 수 있지만 한국당을 허무는 문제는 30만 책임당원의 의사를 묻지 않고는 안 된다”며 “한국당 중심으로 가는 것이 맞다. 새보수당의 몸값을 자꾸만 키워줄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계복귀를 선언하고 이번주 귀국할 예정인 안철수 전 의원의 보수통합 합류에 대해서는 두 의원 모두 환영했다. 그렇지만 안 전 의원까지 포함한 보수통합이 실현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윤 의원은 “중도 포섭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할 영역”이라고 전망했다. 김 의원은 “안 전 의원을 영입해 쇄신한 한국당과 함께 가는 것도 방법”이라며 “안 전 의원이 올지 안 올지 모르겠지만 유 의원보다는 안 전 의원이 통합의 영향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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