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45·사진)에게 거액 사기를 저지르고 그를 착취했다는 의혹을 받은 매니저 김모(60)씨가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사기와 업무상 배임, 횡령 등 혐의로 유진박의 현 매니저 김씨에 대해 최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이날 서울남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앞서 서울시장애인인권센터는 지난해 5월 김씨를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의 수사지휘를 받은 강서경찰서가 사건을 수사해 왔다.
센터는 고발장에서 매니저 김씨가 유진박 명의로 약 1억800만원어치 사채를 몰래 빌려 쓰고, 출연료 5억600만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또 유진박의 부동산을 낮은 가격에 팔아치워 시세 대비 차액만큼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방송된 MBC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MBC 스페셜’을 통해 공개됐다. 당시 제작진은 유진박을 취재하던 중 김씨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조사하던 중 한 제보를 받게 됐다.
제보자는 “김씨가 역대 매니저 중에 제일 나쁜 놈”이라면서 “(유진박이) 어머니에게 상속받은 땅이 있었는데, 매니저가 모르게 팔아치웠다”고 폭로했다.
이어 “매니저가 도박을 한다.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면 유진박이 앵벌이를 하고 있다”며 “유진박을 앵벌이 시켜서 그 돈으로 매니저가 도박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명문 줄리아드음대를 졸업한 유진박은 1990년대 현란한 전자 바이올린 연주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리며 국내외에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이후 우울증과 조울증을 앓는 등 심신이 쇠약해졌고, 일부 업계 관계자들이 이를 틈 타 그를 폭행·감금하고 착취를 일삼았다는 소문이 확산해 논란이 일었다.
김씨는 1990년대 유진박이 전성기를 누리도록 도왔고, 그가 여러 어려움을 겪은 이후 다시 만나 함께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뉴시스, ‘인간극장’, ‘MBC 스페셜’ 방송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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