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21일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통합 움직임과 관련해 “예전 생각에 많이 빠져 있는 것 같다. 그것이야말로 정부 여당이 바라는 함정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경계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김경율 전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만나고 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여야 일대일 구도가 되면 정부 여당이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에서 치열하게 혁신경쟁을 하는 것이 파이가 클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민주당 막자고 한국당 찍고, 한국당 막자고 민주당 찍은 결과가 결국 정치인들 밥그릇만 키워 준 꼴이 됐다”며 “저는 정치인 말고 국민 밥그릇을 챙기는 데 더 관심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정식집에서 만난 안 전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은 ‘공정’을 화두로 의견을 교환했다. 김 전 위원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옹호하는 친여권 세력을 공개 비판한 후 참여연대를 떠난 인사다. 지난 19일 귀국한 안 전 대표가 공식적으로 만나는 첫 외부인사로 김 전 위원장을 선택한 것은 ‘조국 사태’로 이탈한 젊은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 사회가 조국 사태로 인해 퇴행적 모습을 보이게 됐고 진영 논리로 나뉘어 소모적인 논쟁을 하고 있다는 점을 (안 전 대표가)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안 전 대표는 김 전 위원장과 헤어진 뒤 서울 신촌에 마련한 사무실에서 권은희·이동섭·이태규 등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 6명과 만났다. 안 전 대표가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의원들과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19일 귀국 이후 처음이다. 이 자리에선 바른미래당 리모델링 방안과 함께 이것이 여의치 않을 때 신당 창당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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