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22일 공천관리위원 9명 인선을 마무리했다. 설 연휴 뒤 강도 높은 컷오프(공천배제)로 인적 쇄신을 서둘러 마친 뒤 보수통합을 위한 사전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황교안 대표는 “보수 대통합을 이뤄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겠다”며 통합과 공천 혁신을 재차 강조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제외한 8명의 공관위원 인선을 발표했다. 현역 의원 중에는 박완수 사무총장과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의원이 포함됐다. 6명의 외부인사로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최대석 이화여대 대외부총장, 조희진 전 서울동부지검 검사장, 엄미정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최연우 휴먼에이드포스트 부사장 등이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박 총장 외) 8명은 이번 총선 불출마를 못박았다”며 “공정과 전문성의 기준에 부합하는 분들을 공관위원을 모셨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당을 ‘좀비’, ‘민폐’라고 규정하며 해체를 주장했던 김 의원의 공관위원 임명에 대해 “개혁의 마음가짐과 공정하게 임하겠다는 자세가 있다”며 “황 대표가 약속대로 공관위원 임명에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공관위원 인선 발표 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한 황 대표는 일부 최고위원들이 김 의원 인선을 반대하자 “전권을 위임했다”며 그대로 수용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23일 공관위원 임명장 수여식과 공식회의를 시작으로 공천작업에 속도를 낸다. 설 연휴 중 공천 룰과 컷오프 기준 등을 밀도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시간이 촉박하다”며 “앞으로 저와 제 주변을 찾는 사람이 있다면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 대표는 공관위 구성에 발맞춰 보수통합과 혁신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당 당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압도적인 총선 승리로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또 총선에서 압승한 뒤 ‘제왕적 대통령제’를 막을 수 있는 개헌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민생 안정과 국론 통합을 위해 1대1 영수회담도 제안했다.
수도권 험지 출마·비례대표 등 거취에 대해 황 대표는 “최종 결정은 공천관리위원회가 할 것이다. 한국당에 가장 도움되는 판단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만약 구체적인 (회동) 안건을 가지고 오면 내용을 검토해 보고 협의하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훈·김달중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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