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소비심리가 지난해 말보다 개선되며 전체적으로 낙관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조사 시기상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감은 반영되지 않은 결과여서 다음 달 조사 땐 수치가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한 달 전보다 3.7p 오른 104.2를 나타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2003∼2019년)보다 낙관적임을 뜻한다.
한은 관계자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 경기 관련 지수가 오른 가운데 가계의 재정 상황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제상황과 관련이 깊은 현재경기판단 소비자심리지수(CSI)는 4p 오른 78, 향후경기전망 CSI는 5p 상승한 87이었다.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을 보여주는 현재생활형편 CSI(93)는 1p 올랐고, 생활형편전망 CSI(97)와 가계수입전망 CSI(101)도 3p씩 상승했다. 소비지출전망 CSI(110)도 1p 상승했다.
다만 이 조사는 지난 10∼17일 이뤄져 우한 폐렴이 소비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2월 조사에서나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는 신종 코로나 이슈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현재 상황이 지속하거나 심화한다면 다음 달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유행한 2015년 6월에도 소비자심리지수가 한 달 새 7.1p 떨어진 97.7을 나타낸 바 있다.
한편 정부의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영향 등으로 집값에 관한 지수는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9p 떨어진 116으로 지난해 10월(115)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취업기회전망 CSI(88)는 4p 올랐다. 채권금리 상승세 속에 금리수준전망 CSI(95)도 4p 뛰었다.
앞으로 1년 동안 물가가 얼마나 오를 것 같은지를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한 달 전보다 0.1%p 오른 1.8%였다. 지난 1년간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에 대한 응답인 물가 인식은 1.8%로 보합이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