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자의 입장에서 떨린다.”
문재인정부 초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영찬 예비후보(경기 성남 중원)가 9일 더불어민주당 21대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 심사장으로 들어서며 초조한 심경을 피력했다. 이날 오전 두 번째 조로 면접을 본 윤 후보는 “청와대에서 나온다고 다 공천되는 것도 아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은 올해 총선 예비후보 선정 과정에서 정치신인에게는 최대 20%의 가산점을 주기로 했지만 신인이더라도 청와대 출신에게는 가산점을 10%만 부여하기로 했다.
민주당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이날부터 13일까지 총 473명의 지역구 공천 예비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접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심사는 경기권 29개 지역구에서 복수로 경합하는 공천 신청자 79명에 대한 면접으로 진행됐다.
면접 첫날 예비후보들의 드레스 코드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색’이었다. 남성 예비후보 대다수는 푸른색 넥타이와 목도리 등을 착용했고, 여성 예비후보 중 일부는 푸른 계열의 정장 차림으로 면접에 나서며 애당심을 강조했다.
공관위원들은 음주운전 기록이 있거나 재산 형성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는 후보들에게는 구체적 해명을 요구하는 등 ‘압박 면접’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원 예비후보(수원 갑)는 면접을 마치고 나와 “면접자들의 서류 중에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는 게 있는 부분은 (공관위원들이) 정확하게 지적하며 그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각 예비후보들의 전문성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김 후보와 함께 면접을 마치고 나온 이재준 예비후보(〃)는 “수원시 행정2부시장 경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며 “광역·기초자치권의 충돌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성남 분당갑의 김병관 의원도 면접을 마치고 나와 “벤처·IT(정보기술) 전문가이자 실물경제 전문가로서 제가 분당·판교를 이끌 적임자라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다선 의원들도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6선의 이석현 의원(안양 동안갑)은 “이번에 당선되면 민주당의 최다선”이라며 “(당선된다면) 국회의장이 돼서 국회를 바꾸고 싶어 나왔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안양 동안을의 이재정 의원은 “청년·여성 정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며 “시간은 짧았지만 깊이 있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공관위는 이날 성추행 논란에 휘말렸던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 예비후보자 부적격 판정을 의결했다. 공관위는 정 전 의원의 자진사퇴를 유도했지만 정 전 의원이 버티자 뒤늦게 의결 사항을 공개했다. 공관위는 “국민적 눈높이와 기대를 우선하는 공당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부적격 판정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김주영 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이날 민주당에 입당했다.
곽은산 기자 silver@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