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귀를 의심케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심재철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랴…연루 사실 나오면 文탄핵 추진”
심재철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거론하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실토하지 않는다면 21대 국회가 구성된 뒤 곧바로 국정조사와 특검을 추진하겠다”며 “연루됐다는 사실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대통령 탄핵을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금 입을 다물고 있는데 국민은 대통령의 설명을 요구한다”며 “이제 국민께 이실직고하길 바란다. 지난 2017년 취임사에서 문 대통령이 주요사항은 언론에 직접 브리핑한다고 하지 않았나. 자신의 말에 약속을 지키라”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심 원내대표는 “울산시장 선거공작 사건에 대한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이 선거공작이 범죄였음을 인식한 사실이 나온다”며 “검찰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공한 첩보라 판단했지만, 백원우 요구라 거절하지 못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비서관은 청와대가 검찰에 하명을 내려 수사받는 게 불법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알았던 것”이라며 “천인공노할 불법 선거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최근 해당 사건 공소장 비공개 논란에 휩싸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검찰 공소장을 감추려고 발버둥 친 것은 범죄사실을 감추려 한 것”이라며 “공소장을 국회에 안 낸 것은 국회법 위반이다. 오늘 추 장관을 고발하고 탄핵소추안도 발의하겠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이인영 “한국당 정쟁 발언 한계선 넘어…싸움에도 때가 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한국당의 무책임한 정쟁 발언이 한계선을 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의 탄핵을 거론하고 출마 명분을 찾기 위해서 입에 담기 어려운 극언으로 정부를 공격하는 것은 공당으로서 무책임하다”며 “국민이 한마음으로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아군에게 총을 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싸움에도 때가 있다”라고 비판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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