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시장 상인들을 위로하러 갔다가 ‘실언’ 논란에 휩싸인 정세균 국무총리가 갑자기 한반도를 덮친 대설·한파를 계기로 민생 챙기기 행보를 다시 이어갔다.
정 총리는 16일 서울, 경기, 충청, 전북 등에 내려진 대설주의보 및 강원 지역 한파주의보와 관련해 피해가 없도록 대비할 것을 관계부처 등에 지시했다.
총리실에 따르면 정 총리는 이날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대설·한파 대응태세를 점검해 취약지역과 도서·산간 마을 등에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현직 국회의원인 진 장관과 김 장관은 모두 2개월 앞으로 다가온 4·15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채 정 총리와 더불어 행정에만 전념하고 있다.
특히 정 총리는 “기온 강하로 결빙이 우려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제설·제빙 조치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제설·제빙 작업의 미비로 도로 위에 이른바 ‘블랙아이스(살얼음)’가 생기는 경우 당장 월요일인 17일 오전부터 서울 등 대도시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출근대란’이 일어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총리는 또 행안부·보건복지부에 “한파에 대비해 한파쉼터, 방풍시설을 점검하고 독거노인과 쪽방촌 주민 등 취약계층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기상청에는 “정확한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제공, 국민이 대설 및 한파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지난 13일 정 총리는 서울 신촌 명물거리 상점들을 전격 방문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유동인구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만나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한 음식점을 찾은 자리에서 “요새는 (손님이) 적으니까 좀 (일하기) 편하시겠네”라고 인사를 건네자 해당 음식점 사장이 “그렇지 않다”고 답한 것이 문제가 됐다.
야당들은 “손님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상인들에게 총리가 ‘실언’을 한 것”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정 총리는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던 모습이 일부 편집돼 전달되면서 오해가 생기게 됐다”며 “어려움을 겪고 계신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고 사과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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