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 가평의 평화연수원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서명과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과 무궁화로 장식된 시계를 착용한 채 나타나 화제를 낳고 있다.
이 총회장은 이날 오후 3시15분 가평군 소재 신천지 연수원인 ‘평화의 궁전’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총회장은 이 자리에서 사죄 의미로 큰절을 두차례나 했는데, 손목에 박 전 대통령의 서명이 담긴 금 도금 손목시계가 눈에 띄었다.
앞서 전 정부는 2013년 광복절부터 청와대 방문객 중 몇몇에게 이른바 ‘박근혜 휘장시계’를 선물한 바 있다.
은색의 금속 소재로 만들어진 이 기념 시계는 청와대를 상징하는 봉황 및 무궁화 무늬와 함께 ‘박근혜’라는 대통령의 친필 서명으로 장식돼 있다.
이전 정부의 대통령 기념 시계는 가죽끈이었지만 이 시계는 금속 소재가 적용돼 제조원가도 과거보다 비싼 3만~4만원대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한가위를 맞아 당시 집권당인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남성용과 여성용 각각 1개씩 들어있는 시계 세트를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용 시계는 이 총회장의 것과 마찬가지로 금 도금이 돼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 총회장이 이날 착용한 시계와 같은 디자인의 ‘박근혜 대통령 시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A씨는 이날 통화에서 “아버지께서 새누리당에서 일하셨다”며 “근무 당시 새누리당 의원에게 받았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그 시계는 의원용으로 따로 제작됐다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총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 사건과 관련해 신천지 대표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린다”며 “신천지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 당국과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힘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인적, 물적,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이 총회장이 착용한 시계는 가짜”라고 뉴시스를 통해 반박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때는 금장 시계를 만든 적이 없고, 은색만 있다”며 “또 날짜판도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총회장이 차고 나온 시계에는 날짜판이 보인다.
유 변호사는 또 “당시에 박 전 대통령 시계가 함부로 나가지 않았다”며 “다들 구해달라고 해도 구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혹시 모르는 한정판 같은 게 있나 해서 당시 관계자에 확인해봤는데 이런 시계는 없다는 게 분명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에 재직했던 한 비서관 역시 “당시 (시계 관련) 보고를 받은 대통령께서는 지금 흔히 알고 있는 은색시계 단 하나의 종류로 제작을 지시했으며, 이후 은색시계만 기념품으로 사용됐다”며 “이후 탁상시계와 벽시계 등 다양한 기념품이 제작됐으나 금장시계는 제작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최서영 온라인 뉴스 기자 sy202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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