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한 연립주택에서 8명의 신천지예수교회 교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대구의 여성 전용 임대아파트인 한마음아파트에서 신천지 교인 46명이 확진판정을 받아 신천지의 집단 거주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또다시 비슷한 집단감염 사례가 나온 것이다. 신천지 측은 집단 거주시설은 없다고 부인했지만 대구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의심받을 만한 정황이 잇따르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0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확산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신천지 교인이 모여 사는 집단시설 10곳 중 3곳은 실제 거주지가 아닌 공공장소에 주소를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두 곳은 신천지 관련 교육원 같은 시설로 파악된다. 연립주택으로 의심되는 한 곳에서 처음에 확진자 3명을 확인했는데, 추가적으로 총 확진자 8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신천지 교인 1차 관리대상자 8178명 중 99.4%인 8128명이 전날까지 검사를 받았고,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교인은 50명이다. 현재 대구에서는 코로나19 증가세가 다소 누그러지는 등 확산이 변곡점을 지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문제는 ‘신천지대구교회’다. 한마음아파트처럼 교인 간의 집단감염 사례가 언제, 어디에서 터져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지난 7일부터 신천지 교인 1만1000여명의 이름과 주소지를 확인해 동일주거지 여부를 다시 확인 중이다. 시는 지금까지 제보 등을 통해 남구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의 다세대주택이나 영세서민아파트 등 수십 곳에 신천지 교인들이 10명에서 20명씩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이들의 집단 주거지를 확인한 후 공개할지에 대해서는 고심 중이다. 신천지 교인에 대한 소재파악과 검체 진단검사가 마무리됐고, 상당수는 생활치료센터나 자가격리 중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최근 신천지 신도들이 한 아파트 단지에 수십명씩 거주하는 공동주택이 7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대략적으로 파악됐다”며 “이미 상당수는 방역과 자가격리 또는 생활치료센터로 이송된 상태”라고 말했다.
인천 서구의 여성근로자 임대아파트인 석남동 낙원아파트에서도 신천지 신도 13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이들은 최근 실시한 검체 검사에서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 조사에서 이들이 문제가 된 대구나 과천 신천지집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천시설관리공단이 관리하는 해당 아파트는 전체 100가구(1가구당 2명씩)에 200명까지 입주가 가능하다. 인천지역 사업장에 근무하는 미혼 또는 독신 여성만 입주할 수 있고, 현재 153명이 살고 있다.
시는 이 아파트가 신천지 집단 거주시설은 아니라고 규정했지만, 반경 5㎞ 안에 10개가 넘는 신천지 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 내에서나 주변에서 신천지 측의 포교활동이 활발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앞서 인천시는 관내 신천지 신도들이 머무르는 숙소 29곳을 확인했다. 시설별로는 오피스텔 1곳, 상가주택 4곳, 빌라 24곳으로 숙소당 1∼4명이 지낸다고 한다.
대구·인천=김덕용·강승훈 기자 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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