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원순 서울시장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재택근무 등의 권고가 지켜지지 않는 민간 콜센터를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PC방과 노래방에 일시휴업을 권고한 뒤 어길 경우 영업금지 행정명령을 검토하겠다는 초강수를 내놔 논란이 예상된다.
박 시장은 11일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을 통해 “콜센터는 환기가 잘 안 되는 사무실에 다수가 밀집해서 근무하고, 하루 종일 이야기하는 업무 특성상 집단감염에 취약하다”며 “재택근무나 교대근무를 할 것을 요청드린다.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시설 폐쇄 명령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콜센터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만큼 선제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박 시장은 시설 폐쇄의 근거로 ‘감염병법 제47조’를 들었다. 감염병법 47조는 “보건복지부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감염병이 유행하면 감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모든 조치를 하거나 그에 필요한 일부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호에 따르면 ‘감염병 환자 등이 있는 장소나 감염병 병원체에 오염됐다고 인정되는 장소에 대한 조치’로 △일시적 폐쇄 △일반 공중의 출입금지 △해당 장소 내 이동 제한 등을 할 수 있다. 박 시장은 이에 따라 민간 사업장에도 폐쇄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법은 ‘감염병 환자 등이 있는 장소’나 ‘감염병 병원체에 오염됐다고 인정되는 장소’에 폐쇄 명령을 내릴 수 있다고 돼 있는 만큼 의심환자가 없는 상황에서 폐쇄 명령을 내리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박 시장은 “콜센터는 금융보험, 전자업계 등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들이 운영한다. 대체 사무실을 확보한다든지 일부 재택근무를 시킬 여력이 있을 것”이라며 “대부분의 콜센터가 권고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력이 안 되는 콜센터에는 시가 재정과 인력을 투입해 안전한 공간으로 변모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폐쇄 명령은 이 같은 조치가 어렵거나 위험이 증대된다고 생각할 때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폐쇄 명령은 ‘최후의 수단’으로만 쓰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폐쇄 조치들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직장인 김모(35)씨는 “좁은 공간에서 여러 명이 일하는 것은 콜센터만이 아닌데 재택근무 여건이 안 되는 중소 영세 사무실도 모두 폐쇄할 거냐”며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니까 교회에서 모이지 말라고 하고, 콜센터가 터지니까 콜센터를 폐쇄한다고 하고 대책이 한발 늦게 따라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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