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국회의원들도 위기 극복을 위해 월급 반납·삭감으로 동참해 달라는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해당 청원은 빠른 속도로 동의 수가 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국민들을 위해 국회의원들의 월급 반납 또는 삭감을 건의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청원자는 “이번 코로나19로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지만 함께 이겨내 보려고 하는 국민의 한 사람”이라며 “대통령님을 비롯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저와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모두들 생각지도 못한 뜻밖의 위기에 처해 있지만, 지역에 상관없이 혼자가 아니라는 국민들의 따뜻한 마음과 이겨내고자 하는 힘으로 가족처럼 이웃처럼 힘을 보내고 있다”며 착한 임대인, 의료진, 기업인, 자영업자, 소상공인, 자원봉사자 등을 언급했다.
청원인은 “이 힘든 상황을 극복하여 다시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보겠다며 한 사람 한 사람 힘을 보태는데 이번이야말로 국회의원님들의 자진 월급 반납 또는 삭감으로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는 기회도 삼으시고, 어려워진 국가를 조금이라도 도와야 한다”면서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뽑고 국민들의 세금으로 월급 받는 건데 작년 몇 달간 국회는 문을 열지 않았다. 그렇다면 일을 안 한 것과 다를 바가 없는데 월급은 다 받아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라며 “국민들이 있어야 국회도 있는 것 아니냐. 일을 안 하는 국회를 위해서도 국민들이 세금을 내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청원인은 “국민들은 이번 코로나19로 정신적이나, 경제적으로 너무 많은 피해를 입었다. 국회의원님들도 역지사지로 국민들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청원은 게시된 지 5일 만인 17일 오전 9시40분 기준 동의 수 15만명을 넘어섰다. 해당 청원의 마감은 오는 4월11일으로 정부 답변 충족 기준인 20만명은 어렵지 않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 청원은 30일간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한 달 내에 청와대나 정부 부처가 답변해야 한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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