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박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 센터장이 가을까지는 백신을 만들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방 센터장은 23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코로나19 팬데믹과 중앙임상위의 역할’이란 주제로 열린 온라인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번 가을에는 아무리 빨라도 효과적인 백신을 만들 수 없다”며 “가을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임상자료를 잘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중앙임상위와 국내 연구진은 코로나19와 관련해 말라리아와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 에볼라 등 다른 감염병 치료제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방 센터장은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에이즈 치료제 칼레트라(Kaletra),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Chloroquine)과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을 임상 중”이라며 “치료 후보제 중 가장 각광을 받는 약품은, 동물실험에서 가장 효과가 좋았던 게 렘데시비르”라고 소개했다.
이어 “국립중앙의료원과 서울대병원 등에서 임상시험 중”이라며 “급한 대로 동물실험을 거쳐 쓰는 약이지 사람에게 증명된 바는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에서 임상연구가 있었고 저희도 몇몇 후보물질에 대해서 임상연구를 하고 있다”고 “신종 감염병이 나타나면 그 병에 맞춰서 개발하는 게 바람직한데, 그러면 매우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 때문에 이미 있는 약 중에 이 감염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게 있는지 찾아보게 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이게 듣는지, 우리 코로나19 환자에 안전한지 엄격하게 검토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다른 전염병 환자들에게서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것이 곧 우리 환자들에게 안전성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안전성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해 빠른 시일 내 백신을 내놓기 어렵다는 경과를 처음 공개한 셈이다.
방 센터장은 또 “호흡기 바이러스는 날씨가 따뜻해지면 줄어드는 경향이 있지만 가을이 되면 다시 유행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의 재유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했다.
나아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항체가 얼마나 생기느냐에 따라 장기간 재감염이 될 것인지, 이 병이 다시 유행할 것인지 여부, 면역학적 방법의 치료제 개발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협력을 원하고 있다”면서 “치료제 관련 협력 연구를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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