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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오늘(24일)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관련해 구속된 일명 ‘박사’ 조주빈(25)씨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연쇄살인 등의 강력범죄가 아닌 성범죄자의 신상이 수사 단계에서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향후 성범죄 사건 수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뉴스1은 24일 “이번 결정이 잠재적인 범죄자들의 범행 의지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는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 교수의 말을 보도했다.
또 공정식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성범죄 등의 경우 신상 공개를 적극적으로 하는 외국의 사례를 들며, “앞으로 한국에서도 신상 공개의 폭이 더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공 교수는 “적극적인 신상 공개가 일반인들로 하여금 범죄에 손을 못 대게 경각심을 주는 한편, 범죄자들의 재범 방지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에서는 ‘성폭력범죄의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때는 얼굴, 성명 및 나이 등 피의자의 신상에 관한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조씨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악질적 수법의 범행을 반복해온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돼 수사를 받아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3일 “경찰은 이 사건을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철저히 수사해서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며 “‘박사방’ 운영자 등에 대한 조사에 국한하지 말고 필요한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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